“주주환원이냐 신용등급이냐” 대형 에너지업체 딜레마 빠져

입력 2016-02-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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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사진=블룸버그
▲엑손모빌.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주요 에너지업체에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국제유가 폭락 여파에 허덕이는 가운데 신용등급 유지에 주력할지, 관행처럼 굳어버린 주주 환원 정책 유지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 등 대형업체들은 순익 급감 등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기존 배당금 지급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힌 상태다.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 쉐브론, BP가 올해에 주주 배당금으로 써야 하는 돈은 총 350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이들 회사 현금 유동성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이 이같은 배당계획을 지키려면 차입 압박과 신용평가사의 경고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글로벌 정유업체들은 유가 하락 속에서도 비용절감 등을 통해 이 문제의 균형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해왔다. 미국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의 경우 920억 달러가 넘는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유가가 3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1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때마다 손실을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금 지급은 회사의 현금 부족현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엑손모빌의 경우 반세기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배당금 지급을 해왔고 최근 33년간 꾸준히 지급액을 늘려온터라 배당금 조정이 쉬운 선택이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에너지 업체도 마찬가지다.

그간 에너지업체들은 우량주로 분류되면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은퇴자들의 전통 투자처였다. 이들 에너지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금은 은퇴자의 핵심 수입원이다. 이 때문에 배당금 지급 삭감이나 철회는 투자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중소형 업체들은 기존 배당급 지급 계획을 대폭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이날 중견 에너지기업인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지난해 4분기 35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배당금을 66% 삭감한 주당 25%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배당금은 신성불가침(sacrosanct)”이라는 회사 주주 환원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는 결정이다. 이날 결정에 코노코필립스 주가는 9% 가까이 급락했다.

시몬 레드먼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원유가스 기업 평가 부문 책임자는 “문제는 올해 얼마나 더 (상황이) 악화하느냐는 것”이라면서 “현금 배분에 초점에 맞춘다면 기업 신용에는 긍정적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세계 3대 신평사들은 에너지업체들의 신용등급에 대한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S&P는 이미 셸과 쉐브론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으며 엑손모빌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는 신용등급의 하락이 자금조달 비용이 급등이나 자본시장 진입에 대한 문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용평가 등급 하락이 회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회사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위축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에너지업체들이 배당금 지급을 위해 대량 해고와 비용절감 등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정이 오히려 미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WSJ는 최근 유가 급락세로 이들이 새로운 유전 확보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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