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일희일비

입력 2016-02-03 10:13 수정 2016-02-03 10: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정환 유진투자증권 압구정지점 차장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하게 쉬고 있는 저녁 시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어머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어머니 목소리가 기쁨이다.

동생이 아기를 낳았단다. 출산 예정일이 아직 3주가량 남았는데 기분이 묘하다. 네 살 터울인 동생과는 어렸을 때부터 참 사이가 좋았다. 고향이 서울이 아닌지라 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10년 가까이 둘이 함께 살았다. 부지런하고 착하며 예쁜 동생이다.

동생은 나보다 먼저 결혼하면서 혼자 살게 될 오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 동생이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니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 당장 보고 싶었다.

다음날 평소처럼 일찍 출근해 빈 사무실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쯤 전화벨이 울린다. 아버지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아버지 목소리가 슬픔이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단다. 병상에 누워 계셨었고 지난 주말 병문안을 갈 계획이었다가 한 주 미룬 주말이 내일인데….

어렸을 적 나는 할머니 댁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며칠씩 할머니와 함께 지내곤 했다.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했다.

제를 지내고, 조문을 받으면서는 그렇게 눈물이 나지 않았다. 출상을 하면서 할머니 영정사진을 들었다. 그때서야 눈물이 흘렀다. 할머니와의 잔잔한 추억들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할머니를 보내 드렸다.

한 생명이 탄생하고, 또 한 생명이 갔다. 한 생명은 미래를 그리게 되고, 한 생명은 추억을 그리고 있다. 새삼 우리네 인생이 그러함을 깨닫게 된다.

할머니의 역사가 아버지의 역사가 되었고, 아버지의 역사가 나의 역사를 만들었으며 이제 그 역사가 나의 조카의 역사로 이어지려 하고 있다.

그렇기에 하루하루를 감사하고, 사랑하면서 살아도 모자란 시간인가 보다.

엊그제 동생과 조카를 보고 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조카를 보면서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그렇게 두 생명을 내 마음속에 담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수십명이 함께 뛰는 '러닝크루', 이제는 민폐족 됐다?
  • 고려아연 공개매수 돌입…주당 83만 원에 '전량 매수'
  • 중동 불안에 떠는 원유시장...국제유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나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단독 건전성 急악화한 금고 150곳인데…새마을금고중앙회, 30곳 연체율만 점검 [새마을금고, 더 나빠졌다下]
  • 제18호 태풍 '끄라톤' 덮친 대만…무너지고 부서진 현장 모습 [포토]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846,000
    • +1.74%
    • 이더리움
    • 3,262,000
    • +2.35%
    • 비트코인 캐시
    • 437,100
    • +0.81%
    • 리플
    • 720
    • +1.69%
    • 솔라나
    • 192,900
    • +4.21%
    • 에이다
    • 475
    • +1.5%
    • 이오스
    • 642
    • +1.58%
    • 트론
    • 212
    • -0.93%
    • 스텔라루멘
    • 124
    • +0.8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50
    • +4.02%
    • 체인링크
    • 14,950
    • +3.6%
    • 샌드박스
    • 341
    • +2.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