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요 예측에 고속도로 투자비 30%도 회수 못해

입력 2016-01-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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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 노선에 73조9000억 쏟아붓고 21조4000억 회수… 7곳 운영비도 충당 못해

한국도로공사가 건설 운용중인 전국 28개 고속도로의 교통수요 예측이 엉터리로 이루어져 투자비 회수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7개 노선은 만성적자로 통행료 수입으로 운영비 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권과 지방자체단체가 지역 여론을 의식해 적자 가능성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추진할 결과라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의 건설투자비 회수율은 2014년 말 기준으로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28개 노선 건설에 총 73조9000여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회수액은 고작 21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미회수액은 52조5000여억 원에 이른다

이 중 7개 노선은 만성적자로, 통행료 수입을 갖고 운영비 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개통 후 통행료 등 수익에서 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한다.

적자 규모별로 무안광주·88선 3016억 원, 동해선 1485억 원, 순천-완주선 541억 원, 고창-담양선 461억 원, 익산-포항선 205억 원, 서천-공주선 180억 원, 서울-양양선 28억 원을 기록했다.

이 노선들의 누적 적자액은 5916억 원, 건설투자비는 17조3684억 원으로 두 금액을 더한 미회수액은 18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도로공사가 적자에 시달리는 건 잘못된 수요 예측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10년 새 건설한 신규 고속도로 15개 노선 중 수요 예측에 성공한 사례가 단 1건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15개 신규 노선의 예측 대비 실제 이용률은 49%로, 유일하게 중부내륙선의 김천-여주 구간만 121%를 기록했다.

중부내륙선 여주-양평 구간은 하루 6만 1000여 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지난해 통행량은 7200대로 11.9%밖에 되지 않았다. 고창·담양선 장성-담양 구간은 21.8%, 익산·포항선 익산-장수구간 23.7%, 남해선 영암-순천은 28.4%로 집계됐다. 이 외에 4개 노선의 예측 대비 실제 이용률도 30%에 미치지 못했다.

수요 예측과 실제 통행량 간 오차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는 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기보다는 공사를 추진하기 위해 수요를 억지로 부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는 지역별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도로공사는 도로 건설을 주관하고 운영하는 곳일 뿐”이라면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같은 선출직들이 수요가 부족한 걸 알면서도 ‘지역균형 발전’ 등을 내세워 무리하게 개발을 추진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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