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경의 미디어버스(media-verse)] 포스는 디즈니와 함께할 것인가

입력 2015-12-3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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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기획취재팀장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스타워즈 7)’의 흥행 돌풍이 거세다. 루카스필름 인수로 월트 디즈니가 ‘포스’를 발휘했다고도 하겠다. 개봉 첫 주말 티켓 판매는 미국 내 2억4800만 달러, 해외 2억8100만 달러나 된다. 완구와 게임, 테마파크 사업으로의 확장성도 있다.

그러나 디즈니가 마냥 웃을 만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 ‘겨울왕국’에 이어 ‘스타워즈’까지 영화는 성공적인 장사를 했지만 그게 다른 부문에서 상쇄돼버리기 때문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벤자민 스윈번 애널리스트는 “스타워즈로 디즈니는 기록적 매출과 이익을 내겠지만 케이블 채널 ESPN의 정체가 이를 까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프리즈의 존 제네디스 애널리스트도 “스타워즈의 성공이 미디어 업계 성장 침체라는 상황을 바꿔놓진 못하며 스포츠 중계에 드는 비용이 점점 늘며 ESPN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BTIG 리서치의 리처드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디즈니 주식을 팔아라”라고 투자자들에게 제언했다.

디즈니 영업이익의 25%나 차지하는 ESPN이 쉽지 않다는 건 사실. 이른바 코드 커터(Cord Cutters: 케이블이나 위성TV 구독을 해지하는 사람), 코드 네버(Cord Nevers: 한 번도 케이블이나 위성TV를 구독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드 커터들은 더 저렴하고 선택지도 풍부한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 이른바 OTT(Over-The-Top: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재생하는 서비스로 넷플릭스가 대표적)로 가고 있다.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ESPN은 이제 디즈니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해 HBO나 CBS 등이 월 수신료(subscription fee)를 프로그램별로 따로따로 내도록 하는 ‘언번들링(Unbundling)’을 실시한 것에 주목하면서 이런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봤다.

타임워너 산하 HBO는 ‘HBO 나우(Now)’란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 아예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변화다. 미디어토핑(http://mediatopping.com/2014/10/17/hbo-go-stand-alone/)에 따르면 1972년 설립된 HBO는 ‘무료가 지배하던 시대’에 ‘유료 채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1980년대 케이블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적어도 겉으로는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거 디즈니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스타워즈 7은 결국 스토리, 브랜드의 중요함을 상기해줬으며 유통이나 기술이 관건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ESPN에 대해서도 브랜드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광고와 수신료로 돈을 버는 콘텐츠 사업자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정체성을 바꾸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다는 것을 토로한 셈이다.

그러나 시청자와 시청 행태가 바뀌고 있다. 디즈니가 대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 가능성은 포스를 얻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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