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실형’에 CJ그룹 망연자실, “총수 경영공백 장기화 우려”

입력 2015-12-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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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투자 지연 불가피ㆍ정기인사 최소화 ‘비상경영체제’ 가동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1600억원대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 2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2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9월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1600억원대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 2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2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9월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횡령과 배임 등 기업 비리혐의로 기소된 이재현(사진ㆍ55) 회장이 결국 실형을 면치 못하면서 CJ그룹이 망연자실에 빠졌다.

이 회장의 재판이 시작된 이후 대규모 투자 지연과 주요 결정이 사실상 모두 중단된 CJ그룹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집행유예를 기대했던 CJ그룹은 ‘오너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15일 수백억원대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1심 징역 4년실형, 2심 징역 3년 실형, 대법원 파기환송,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실형 선고로 2년여를 끌어온 법적 판단이 모두 종료됐다.

CJ그룹 측은 횡령과 배임 등 같은 혐의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까지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 이 회장만이 실형이 확정돼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재벌총수라 하더라도 법질서를 경시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조세를 포탈하거나 재산범죄를 저지른 경우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게 하고 국민에게 공평한 사법체계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집행유예를 기대하며 인사, 해외 사업 투자 등 그룹의 모든 현안을 이 회장의 복귀에 초점을 맞췄던 CJ그룹은 난처하기만 하다. 성장이 멈춘 채로 2년 이상을 더 버텨야 한다는 우려가 그룹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이 회장이 구속 기소된 지난 2년 반 동안 CJ그룹의 ‘시계’는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 2013년 매출 33조원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까지 ‘마의 30조원’ 매출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으로 성장률도 초라한 수준이다. 2013년에는 매출 25조6000억원, 2014년에는 26조8000억원으로 성장률이 4%에 머물렀으며 올해도 답보 상태가 예상되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가장 큰 부문은 투자와 인수합병(M&A)에서 절실히 나타나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CJ그룹의 투자 금액은 전년대비 무려 1조2000억원 늘어난 2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2조6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14년에는 1조9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올해는 아예 투자계획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과감한 투자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CJ그룹은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글로벌 톱 10 문화기업, 5대 물류기업, 5대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기업’이라는 세부 목표도 내건 상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나 M&A가 단행되어야 하지만, 단기 적자를 각오하는 등 리스크가 큰 만큼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결정하기는 어려운 사안이여서 비전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가동할 전망이다. CJ그룹은 2013년 말부터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주요 계열사 전략기획책임자들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 등을 통해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올해 인사의 경우 2년 동안 미뤄뒀던 만큼 큰 폭의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CJ그룹은 매년 10월께 정기 인사를 했지만 지난 2년간은 그룹 안정화를 위해 이듬해 4월에나 소폭 인사를 내거나 아예 인사 없이 회사를 운영했다.

이 회장의 실형으로 오너의 부재가 길어지는 만큼 인사를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CJ그룹 내부 분위기다. CJ그룹 관계자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건강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참담하다”면서 “이 회장의 공백이 길수록 경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어,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강구해야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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