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부동산

입력 2007-04-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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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경제력 규모가 한국에 비해 16배나 크고 전세계 무역 의 20% 정도를 점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촉매제이다. 앞으로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시스템은 효율성을 최우선시 하는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여야만 한다. 부동산 투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막연한 기대감이나 불안감을 가지기보다는 구체적으로 다가올 변화가 무엇인지 예상해보자.

◆ 자유무역협정(FTA)이란?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은 지역 경제통합이다. 특정국가간에 관세율을 인하하고, 무역과 투자의 장애물을 없애 교역규모를 늘리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분간 제한적일 듯

사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이미 개방되어 있다. 건설시장은 우루과이라운드 서비스 협상으로 개방된지 10년이 넘었다. 게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대부분 풀려 강남구 테헤란로 등 요지의 대형 오피스빌딩의 주인 상당수가 외국인이다. 그들이 취득한 토지만도 분당의 9.2 배 정도다. 어디 그뿐인가. 그간 16개 시.도의 대형 국가사업프로젝트와 관련해 외국계투자 자본을 유치하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따라서 한국투자에 관심 있는 글로벌자본은 이미 상당수 유입되었을 것으로 판단되어 당장 국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변화는 클 것이다. 이미 예고된 경제와 산업체질의 변화는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반(反)시장적이라 하였듯 각종 규제에 대한 소송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 전망이다.

도심의 오피스빌딩 수요가 늘듯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은 미국의 31% 수준에 불과하다.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므로 생존을 위한 급격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제반여건을 감안한다면 파생금융 ․ 국제협상기업자문 ․ M&A ․ 부동산가치평가 ․ 인터넷무역이나 상점 등의 업종이 각광을 받는 동시에 종사자가 증가할 것이다. 서비스산업은 서울과 대도시의 CBD(중심업무지구)의 상업․업무용빌딩을 원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 부동산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요지역의 중대형빌딩과 오피스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지방의 토지 규제 완화 가능성 증가

수도권과 지방의 토지가격은 급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국토가 좁다는 특수성으로 광범위한 토지 규제 정책이 존재한다. 그러나 특수성을 인정받기보다는 과잉규제로 인식되어 토지와 관련한 각종 규제들이 소송을 통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산업구조 변화는 가계소득 규모와 소득원의 변화를 가져와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쟁력 있는 일자리가 주로 몰린 도시는 인구유입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은 반대의 현상으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국토의 균형발전 시각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의 자생력을 키워 균형 발전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춘 각종 지원책들이 농지규제 완화와 함께 나타날 것이다.

공장용지 증가예상은 섣부른 판단일수도

일각에서는 제조업의 대미 경쟁력이 강화되어 공장용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중심축이 고도 성장기를 구가하던 과거와는 달라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다. 한국경제는 제조업에서 탈피하여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후발 개도국들에게 인건비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그간 인건비 경쟁을 피해 해외로 공장이전과 아웃소싱으로 생산단가를 낮추어 왔다. 미국의 무역장벽과 관세를 피하려 미국과 무관세 지역인 멕시코 등에 현지공장을 둔 기업들도 있다. 한․미 FTA 타결은 관세 인하 효과인 것이지 인건비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자동차․섬유․신발 등의 관세 인하효과는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강화시켜준다. 하지만 끊임없는 제품혁신이 없다면 싼 인건비를 통한 추격은 계속 유효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인건비에 비해 관세 인하효과가 미미한 기업군은 국내로 복귀하거나 신규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에 비해 가용할 수 있는 국토면적이 매우 적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싼 인건비를 지닌 개성공단 생산품이 ‘역외가공지역’ 생산품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경제특구 인근 지역을 위시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개연성은 충분하다.

국내 건설시장 직접 진출 가능성 낮아

과거 미국 업체 일부가 한국 건설시장에 진출하였다. 등록업체의 유지비용이 큰데다 공사수주가 어려워 곧 철수했던 전례가 있다. 미국 건설업체가 국내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국내 건설시장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미국 자본주의의 특성상 금융을 이용한 간접진출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는 한국내로 유입되는 미국계 자본의 램프(ramp)역할을 하는 계기가 된다. 이미 금융시장이 개방되어 있어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한층 높아져 향후 유입되는 자본은 늘어날 전망이다. 양국 모두 현지법인․지점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방과 신금융서비스의 개방하기로 되어 있다. 선진금융기법이나 파생상품에 의한 국내 부동산에 대한 간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와 최저가낙찰제의 도입 가능성 증가

미국계 금융자본은 프로젝트파인낸싱(PF) 시장에서의 역할 확대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금융기관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여 PF 시장을 장악한다면 그 영향은 단순하지만은 않다. 시장의 원리를 명분으로 최저가낙찰제와 후분양제의 전면 도입을 강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의 궁극적 목표는 수익 극대화이다. 후분양제는 공급과정에서 형성되는 프리미엄을 흡수할 수 있다. 최저가낙찰제는 국내 건설사를 저가수주경쟁에 휩싸이게 만들어 경쟁력이 취약한 건설업체를 도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미국계 금융자본을 통한 저금리의 장기 주택대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완성된 주택의 질을 보고 매입을 결정하는 것이라 주택품질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 반면 선분양을 통해 입주 후에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글 : RE멤버스 고종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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