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정크본드, 금융시장 새 뇌관으로…아이칸 “정크본드 시장 붕괴 시작”

입력 2015-12-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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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크본드 시장이 유동성 압박에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정크본드 환매 중단 소식에 갑자기 급락했다. 맨해튼 3번가에 본사를 둔 유명 헤지펀드인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지난 9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환매를 중단하고 펀드를 청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청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크본드 투자자는 이미 2008년 이후 최악의 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7억8800만 달러 규모의 크레디트 뮤추얼 펀드에서 자금 인출을 동결하는 이례적인 대응을 발표한 이후 정크본드 시장은 최근 3년간 가장 긴장된 상태에 놓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해당 펀드는 정크본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기가 쉽다. 그 배경에는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다양한 신용등급의 기업이 채권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그 중에는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관련 기업이 많이 포함된다. 그 한편에서 투자자들은 제로 수준의 금리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했다. 그 과정에서 은행의 자기자본 투자 등 고위험 사업을 금기시하는 ‘볼커 룰’에 따라 시장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대형 투자은행이 고위험 채권의 자기자본거래에서 퇴출됨으로써 시장의 유동성은 말라붙었다.

설상가상, 헤지펀드 업계에서 두 번째 파산 소식도 들렸다. 스톤 라이온 캐피털 파트너스라는 디스트레스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해약 급증에 따라 회원 투자자에게 환매를 중단한 것이다. 13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해온 이 펀드는 2008년에 파산한 베어스턴스의 펀드 매니저가 운용해왔다. 디스트레스 채권은 경영난에 처한 기업에 고수익을 조건으로 투자하는 채권인데, 시장 환경이 악화하자 자금 부족으로 상환을 중단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와 스톤 라이온 캐피털 파트너스, 이들 두 헤지펀드는 운용 규모 면에서 보면 시장을 크게 흔들 만큼 거액은 아니지만 한때는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그러던 것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헤지펀드의 연쇄 파산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긴장감의 진원이 됐다.

유명 투자가인 칼 아이칸은 1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정크본드 시장의 붕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미국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를 ‘다이너마이트 통’에 비유했다. 특히 그는 시장의 유동성이 말라붙을 가능성에 주목,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ETF)의 매매가 급감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가뜩이나 중국발 세계 증시의 연쇄 폭락으로 운용 성적이 신통치 않은 헤지펀드에 치명적이다. 높은 운용 수수료 영향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헤지펀드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예상했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비한 보증료를 측정하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시장에서는 마르키트 CDX 북미 수익률 지수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36베이시스 포인트(bp, 1bp=0.01%) 상승한 514.52bp로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랙록의 ETF ‘아이 셰어즈 아이복스 하이일드 채권 ETF’는 2009년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브린 캐피털 매크로 전략 책임자 피터 치어는 “타이밍이 더할 나위없이 최악이다. 모두가 유동성과 원유, 미 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이런 극단적인 사건이 생겨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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