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스포츠의 역사는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1998년 스타크래프트 출시와 동시에 PC방이 부흥기를 맞았고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생겨나서 유저들은 그들의 플레이를 보며 열광했다.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던 시기에 프로가 등장한 것이다.
사실 외국에서는 FPS 장르를 활용한 e스포츠가 1990년대 중반부터 생겨났다. 하지만 당시에는 게임쇼의 이벤트성 대회에 그칠 뿐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문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는 존재 자체가 없었다.
국내에서 FPS 장르의 e스포츠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2004년 출시된 스페셜포스의 영향이 컸다.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한 스페셜포스는 5대 5팀 대항전을 통해 온게임넷 황금시간대 방송을 끌어내며 FPS e스포츠 시대를 열었다.
전국 PC방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팀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었다. 특히 스페셜포스는 2005년 초 처음으로 방송을 통해 대회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첫 대회부터 총상금은 3000만원. 작지 않은 규모로 시작하며 시장성과 성장 잠재력, 흥행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스페셜포스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한 사용자는 “스타크래프트가 한참 인기 있을 때 스페셜포스 대회는 다양한 게임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며 “유망직종 중 하나로 분류됐던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PC방에서 밤을 새가며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e스포츠에서 FPS 장르는 넥슨지티(구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페셜포스가 출시된 이듬해 2005년 선보인 서든어택은 2006년 5월 e스포츠 공인종목으로 채택되며 e스포츠 FPS 장르를 성장시켰다.
그동안 여러 게임업체에서는 수많은 FPS 장르의 게임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서든어택은 출시 이후 10년간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자리 잡으며 식지 않는 인기를 아직도 과시하고 있다. 시대와 상황을 잘 파악한 마케팅 전략이 e스포츠 대회를 발전시킨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