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경구피임약에 대한 오해

입력 2015-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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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욱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선생님, 정말 피임약 먹다 끊으면 임신이 잘 안 되나요? 1년 동안 피임약 복용하던 사람들은 끊어도 최소 1년은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산부인과 의사를 하면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이렇게 믿고 있어 놀란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한 연구에서 피임약 복용자가 약을 끊고 난 이후 1년간 가임률은 79.4%, 2년 후 가임률은 88.3%로 보고되고 있다. 비복용자의 일반적인 가임률과 비교할 때 차이가 없는 결과다. 즉 피임약을 먹었다고 해서 안 먹은 사람보다 가임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한 번 퍼진 잘못된 상식만큼 무서운 것도 없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구피임제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생각보다 매우 넓고 또 깊은 듯하다.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면 난소암·자궁내막암·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에도 전체적인 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메스꺼운 증상이 마치 피임제 복용 기간 내내 지속한다고 알려진 것, 일부 피임제에서 관찰되는 부작용인 체중 증가가 마치 전체 피임제 모두 해당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들이 있다.

이러한 잘못된 편견들이 쌓여 세계적으로도 값싸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법으로 인정받는 경구피임제 복용을 꺼리게 된다.

실제로 2006년 기준으로 각 나라의 먹는 피임약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벨기에 42%, 뉴질랜드 40%, 프랑스 36%, 독일 29%, 영국 26% 등으로 높은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2%로 가장 낮다.

경구피임제는 월경통 감소, 월경량 감소, 월경 전 증후군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며, 장기적으로 골다공증 예방, 자궁내막증 치료, 갱년기 증상의 부가적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망한 치료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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