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교육 옛말"…학생인구 감소에 사교육업계 변신중

입력 2015-11-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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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베트남 등 해외진출, 미용업 인수 등 사업다각화 '안간힘'

전통적으로 초·중·고교생의 교과목 교육에 집중해온 사교육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직업교육·성인교육 시장에 진출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사교육업계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사교육업계에 따르면 에스티앤컴퍼니는 최근 미용교육업체 '뷰티르샤'를 인수해 직업교육 업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에스티앤컴퍼니는 강남스카이에듀 학원 등 오프라인 재수종합학원과 인터넷 강의사이트 '스카이에듀', 영어·공무원시험 대비 브랜드인 '영단기' '공단기' 등 20여 개의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엔컴퍼니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 등을 감안, 직업교육 쪽으로의 진출을 집중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티엔컴퍼니와 최근 인터넷 강의 '수능 1위' 광고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기도 한 이투스교육은 국내에서 갈고 닦은 사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집중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투스교육은 중·고교생을 위한 인터넷 강의 사이트와 강남청솔학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투스교육은 인도가 카스트 제도로 인해 신분상승의 유일한 통로로서의 교육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 2011년 인도 사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인도 대입 시험과목별 강사들의 수업을 영상으로 찍어 곳곳의 오프라인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상영해주는 모델을 개발했다.

처음에 성공 가능성을 미심쩍어하던 인도 교육부 관리들도 이투스의 영상 사교육 실험이 성공한 데 놀라워했다고 한다.

이투스교육 관계자는 "학생들의 성적은 물론 생활까지도 철저히 관리하는 한국 업체의 강점이 인도 특유의 높은 교육열과 만나 성공을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법인인 이투스 인디아는 진출 5년 만인 올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투스는 인도 외에도 다른 나라들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등 초·중·고교생을 위한 교재 발행사업에 주력해온 비상교육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베트남의 한류 붐에 따라 베트남 현지의 한국어학원과 제휴를 맺고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공급하는 등 e-러닝 사업의 베트남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어로 된 한국어교육 인터넷 사이트도 구축했다.

고교 인터넷강의 돌풍을 처음 일으켰던 메가스터디도 대학입시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대학편입과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지 오래다.

이처럼 사교육업계가 해외로 앞다퉈 진출하는 등 활로 모색에 골몰하는 것은 전통적인 소비자층이었던 중·고교 학생들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868만명이던 학령인구는 20년뒤인 2030년에는 663만명으로 23.6% 가량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인구는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다니는 만 3세부터 17세까지의 인구층을 말한다.

사교육 수요가 가장 큰 대학입학 가능자원 인구도 2013년 56만명에서 2023학년도에는 약 40만명으로 10년 만에 10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저출산의 영향 탓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시행하면서 123조원을 투입했지만,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1.21명으로 2001년 이후 15년째 초저출산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업계가 학령인구 감소로 사업 다각화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이웃 일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대학들이 수직적으로 서열화돼 있고, 재수종합학원 등 사교육이 발달했기 때문에 한국의 사교육업계는 일본의 전철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런 일본에서는 최근 3대 재수학원으로 꼽히는 '요요기 세미나'가 작년 학원 건물을 폐쇄한다고 발표해 일본의 관련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재수 인구의 급감으로 타격을 입어온 요요기 세미나는 급기야 전국에서 운영하는 27개 학원 중 20개를 폐쇄하는 극약 처방을 단행했다. 폐쇄된 학원 건물들은 호텔이나 상가 등으로 개조해 임대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사교육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아온 한 입시 전문가는 "요요기 세미나가 업종 전환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제 우리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교육업계의 호황은 곧 옛말이 되고 업계 1위만 살아남는 치열한 무한경쟁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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