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박 파문] “돈 땄던 재미 못 잊고 중독… 치료엔 주변 도움 절실”

입력 2015-10-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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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이광자 원장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홀짝, 사다리 등 가벼운 놀이로 맛을 들였다. ‘도박’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스릴있는 게임일 뿐이었다. 쏟아붓는 액수는 점점 커졌지만, 큰 돈을 땄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이광자 원장은 “대부분 ‘도박’이라는 인식 없이 즐거운 놀이로 빠져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을 따는 순간 도박에 중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박에서 이겨 돈을 거머쥐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함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이 원장은 “도박 중독자들은 대부분 생각이 비합리적이다. 돈을 딴 것만 기억하고 잃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잃으면 만회하기 위해 더 도박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도박에서 늘 이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대박이 쪽박의 시초다”라며 “도박을 하다 보면 결국 다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도박으로 돈을 버는 것은 도박장 운영자다. 이광자 원장은 “괜히 사행산업이 아니다”라며 “특히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도박자의 돈을 피 빨듯이 모두 빨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도박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다양한 예방 캠페인을 펼친다. 예방교육은 강의하듯이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보다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 중독 치료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다만 혼자서는 도박 중독에서 절대 빠져나오지 못한다. 가족과 주변인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이광자 원장은 이어 “도박자가 ‘내가 도박에 중독됐구나’, ‘도박은 절대 돈을 딸 수 없는 거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깨달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도박자가 빚을 지게 되면 가족에게 손을 벌리게 된다. 거짓말이 늘어난다. 이번 한 번만 갚아주면 된다고 말하지만, 절대 갚아주면 안 된다”며 주변인의 협조가 필요한 이유를 덧붙였다.

도박 중독 치료는 1336 전화상담부터 시작한다. 전국 11개 센터에서 빚을 갚는 법부터 도박 중독의 원인을 함께 찾아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센터에 등록하면 매주 1회씩 3개월간 기초 상담을 한다. ‘단도박(도박을 끊는 것)’을 시작한 후 심리치료와 가족치료를 함께 받는다. 이때 가족이 배려와 공감을 통해 도박자의 치료를 지원한다. 또 도박자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가족 구성원의 심리치료를 병행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회복된 사람들의 모임(GA)에 매월 1회씩 참여하게 된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들과 함께 전문가의 도움을 이어간다. 모든 과정은 무료로 국가에서 지원한다.

이광자 원장은 마지막으로“특히 승부욕 강한 사람이 도박에 쉽게 빠지게 된다. 도박으로 돈을 딸 생각은 절대 해선 안 되고, 도박에 중독되었다면 본인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박은 질병이다.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캡션> 이광자 원장. (사진제공=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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