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 성패, ‘미분양 늪’ 용인에 물어봐

입력 2015-10-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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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모델하우스 방문객 30만 중 15만이 용인

지난 주말 사흘 동안 30만명의 방문객이 전국 모델하우스에 다녀갔다. 10월 역대 최대 규모의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규 분양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도무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 중 절반 이상은 경기도 용인시에 집중됐다. 단일 브랜드로 최다인 6725가구를 분양하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만 무려 15만여명의 예비청약자가 다녀가는 등 용인의 아파트 시장엔 ‘광풍’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분양시장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용인은 하반기 분양 성패를 좌우할 곳으로 손꼽히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공급 물량 작년의 12배… 뜨거운 용인 = 2008년부터 미분양의 도시로 낙인 찍혔던 용인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의 대거 이동이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미분양 우려로 금융위기 이후 사업을 미뤘던 건설사들이 주택 경기가 되살아난 올해 하반기를 놓치면 다시 분양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면서 연말까지 용인에서는 1만5000가구가량이 분양된다. 이미 분양된 물량까지 합치면 2만6000가구나 된다. 지난해 물량 2141 가구의 12배 수준이다.

대형 단지들을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는 꽤 괜찮은 편이다. 대림산업이 처인구 남사면에서 6729가구를 분양하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모델하우스엔 지난 주말 15만명이 방문해 용인 분양시장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밖에도 롯데건설(2356가구)과 한화건설(639가구) 등이 수지구에서 분양에 나서면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9월 기흥역세권지구의 기흥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는 평균 2 대 1, 최고 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업계에서는 탄탄한 수요가 시장 물량을 다 흡수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기흥에서 1000가구 이상 아파트의 분양을 맡고 있는 한 분양 관계자는 “지방은 과열과 변곡이지만 수도권, 특히 용인은 그동안 공급 물량이 워낙 적었던 것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이고, 교통인프라가 점차 갖춰지면서 분양시장 전망은 괜찮다”고 말했다.

◇공급 워낙 많아… “불안 여전” = 반면 과다한 공급 물량이 향후 시장에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도 없진 않다. 시장이 좋긴 한데 쏟아지는 물량이 워낙 많아 2008년 이후 미분양 사태가 재현될 두려움이 그것이다.

실제로 용인시의 미분양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올해 1분기 미분양은 3271가구였다. 2분기엔 3844가구로 전 분기보다 20%가량 증가했고, 8월 말 기준으론 4603가구로 또 20% 이상 늘었다. 분기마다 월 별로 살펴봤을 때 올 3∼4월 소폭 줄어드는가 싶더니 4개월 연속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다른 곳들은 미분양이 빠르게 줄고 있는데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의 미분양이 여전하다. 시장의 불안 요소가 잠재해 있다는 뜻이다. 통계로 잡히지 않은 물량을 포함하면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최근 공급 물량을 감안하면 앞으로 쏟아질 1만 가구 이상의 분양 물량에서도 미분양 사태가 커질 수 있다. 공급과 미분양이 동반 증가하는 추세로 물량이 얼마나 더 쌓일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자칫하다간 2008년 이후의 끔찍한 악몽이 재현될까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용인 성공해야… 향후 시장 가늠자 =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공급과잉’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1∼9월까지 누적 주택 인허가 물량은 54만14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7%나 증가했다. 이미 지난 한 해 주택 인허가 물량을 뛰어넘었고 올해 70만 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용인은 이런 공급 과잉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다. 주말 용인의 모델하우스엔 방문객으로 발디딜 틈 하나 없었고,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도 긴 줄이 늘어설 정도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넘쳐나는 것이 맞지만 이번에 용인에 풀린 물량이 소화되는 수준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분양을 의식한 듯 올해 공급되는 물량의 90%가 전용 85㎡에 달하고 있고 분양가 역시 과거 책정했던 수준보다 10∼20% 낮춘 곳도 있다. 시장에서는 용인의 성패 여부에 따라 부동산 시장 호황이 1∼2년 더 가거나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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