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이너스 금리 확대…통화 약세 경쟁 불붙여

입력 2015-10-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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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폭이 확대하면서 각국의 통화 약세 경쟁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노선을 확대할 뜻을 표명하면서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금리 하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금리 하락은 통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만큼 세계적으로 ECB의 금융 정책에 대응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통화 약세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금융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금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ECB는 금융기관에서 맡기는 자금에 적용하는 금리를 2014년 9월에 -0.2%로 인하한 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하고 있다. 당시 드라기 총재는 금리가 하한에 도달했다는 인식을 나타냈으나 이번에는 방침을 전환해 추가 인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ECB의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던 시장 관계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실제로 이를 언급함으로써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독일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인 -0.3 %대까지 하락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한때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서 거래됐다.

영국 대형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ECB가 12월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함과 동시에 예금금리를 -0.3%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은 통화 가치 하락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달러에 대한 유로 환율은 4월 이후 10% 가까이 상승, ECB가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수출 촉진에 역풍이 되고 있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6개월 만에 마이너스권으로 돌아서면서 독일의 8월 수출은 전월 대비 5.2% 감소하는 등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여파로 유럽에서 다시 마이너스 금리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6년 만기 국채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으로 주저앉았다. 유로존과의 경제적 유대관계가 강한 주변국에도 영향이 미치면서 스위스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인 -0.3% 부근으로 떨어졌다. 스위스와 스웨덴, 덴마크 등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하는 중앙은행들에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금리인상 관측이 후퇴하면서 3개월물 단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처음으로 제로(0)%를 기록하는 등 금리 하락의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ECB가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함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은 새로운 마이너스 금리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예금 등은 일반적으로 플러스(+)의 이자가 붙지만 예금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예금을 하면 원금이 줄어드는 상황을 가리킨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책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융 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잉여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은행 대출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금융 정책으로는 마지막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조치. 다만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응 수단이 없어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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