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중도에 길을 묻다] 경기부양·건전재정… 내년도 예산안 ‘두토끼 몰이’ 성공할까

입력 2015-10-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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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적 재정정책과 재정건전성 확보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딜레마 중 하나다.

지난해 11조원의 세수 부족을 겪은데다 3년째 적자재정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선 정부재정의 마중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세수결손 규모는 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 지난해에는 10조9000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0.5% 성장을 기점으로 3분기 0.8%, 4분기 0.3%, 올해 1분기 0.8%, 2분기 0.3%를 기록하는 등 5분기째 0%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또한 2% 중후반대로 전망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의 이 같은 딜레마는 특히 4대 구조조정 정책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맞물린 내년 예산안 책정에서 특히 부각되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세 세입은 223조1000억원이다. 특히 보건·복지·노동 예산 중 일자리 예산(15조8000억원)을 12.8% 늘리고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2조1200억원)을 21% 증액하면서 일자리 확보와 내수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엔 세입여건의 악화 속 재정건선성과 경제활성화를 놓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예산안 브리핑을 통해 “예산안 편성에서 가장 큰 고민은 경기 활성화와 재정 건전성이었다”면서 두 가지 모두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 평가 기준으로 봤을 때 국가채무 비율을 40% 대에서 관리할 수 있다면 재정건전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수입예산 증가율보다 지출예산 증가율을 좀 더 높게 설정했고 올해 본예산은 전년보다 5.5%로 늘려 경제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기조를 가져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추가경정 예산이 편성되면서 내년 예산은 재정건전성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꾸렸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재정확장 정책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씩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이미 정부정책이 상당히 확장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관리재정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인 점을 보면 내년 예산도 상당히 확장적”이라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박근혜 정권 초기 30%대 중반에서 내년에 40%대를 넘어서게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불가피하게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는 방향으로 정부 예산이 흘러가고 있으며 이를 타개할 방법은 증세 논의라고 어급했다. 또한 청년일자리 예산 확대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 또한 “재정 건전성이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위험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확장적 재정정책에 앞서 우리나라 인구구조 상 앞으로 복지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는 점과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든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한 잠재성장률 향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반해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어느 정도 필수불가결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은 정부가 올해보다는 확장의 정도가 덜하지만 결국 확장적 재정기조를 버리지 않았다며 “국회에서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정부 계획대로 예산이 편성되면,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도 어느 정도 막는 제대로 된 조합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장적 재정정책 이후 부채 누적을 우려했다.

그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1%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위험한 편은 아니라면서도 “경제성장률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부채 누적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부채가 쌓이는 데 한 번 속도가 붙으면 GDP 대비 부채비율이 50∼60%대까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할 중장기 재정 건전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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