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거래되는 대출 유동성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우준명·이지은 전문연구원이 2일 발표한 ‘실물경기를 고려한 내재 유동성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내재 유동성 증가율을 웃돌던 대출 유동성 증가세가 2012년 이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재 유동성이란 시장에 유입되는 통화량의 공통된(common section) 범위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베이지안(Bayesian) 연구 방법을 이용했으며, 연구기간은 1999년 1분기부터 2013년 2분기로 설정했다.
예금은행 대출 유동성(실질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내재 유동성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출 유동성이 연구 대상 기간 중 가장 높았던 2002년 1분기를 살펴보면 대출 유동성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9.08%를 기록했다. 반면 내재 유동성의 증가율은 1.19%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출 유동성 증가율은 2010년 1분기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줄곧 내재 유동성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1분기 대출 유동성 증가율은 전기대비 -0.68%, 내재 유동성 증가율은 0.27%로 각각 산출됐다. 이후 2013년 1분기와 2분기 대출 유동성 증가율은 -0.09%, 0.46%로 각각 집계됐으며, 같은 기간 내재 유동성 증가율은 순서대로 0.29%, 1.0%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가계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 부동산 시장의 부진 등으로 대출 유동성 증가율이 내재 유동성을 포함한 다른 유동성 지표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2012년 이후로는 내재 유동성 수준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광의통화(M2)와 금융기관유동성(LF)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내재 유동성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그 흐름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M2와 LF는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2008년 기간 중 내재 유동성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면서 “2012년 이후에는 내재 유동성 증가율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