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시대] 첫 삽도 못 뜬 뚝섬ㆍ안산 부지…돔구장 건립 계획의 흑역사

입력 2015-09-18 10:46 수정 2015-09-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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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경기 안산에 추진됐던 돔구장 조감도. 예산 문제에 부딪혀 국내 첫 돔구장 건설은 실현되지 않았다. 뉴시스
▲2007년 경기 안산에 추진됐던 돔구장 조감도. 예산 문제에 부딪혀 국내 첫 돔구장 건설은 실현되지 않았다. 뉴시스

1991년 11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야구 스타가 한자리에 모였다. 사상 최초로 개최된 한·일 프로야구 국가대표 대항전 슈퍼게임이다. 일본은 개막전 장소를 1988년 개장한 도쿄돔으로 정해 한국 선수단을 불러들였다.

돔구장을 경험이 없던 한국 선수들은 일본에 3-8 패배를 맛봤다. 그나마 간판타자 김성한(57·당시 해태)이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자존심을 세웠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 일본에 압도당했다.

하지만 패배의 아픔보다 씁쓸했던 건 한국과 일본의 경기장 환경 차이였다. 돔구장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야구 전용구장 하나 없던 시절이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보이지 않는 심리전에서 눌려 있었다.

한·일 슈퍼게임은 패배의 상처와 함께 경기장 환경 개선이라는 당면 과제를 안겼다. 그리고 4년 뒤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LG가 서울 뚝섬 부지에 돔구장을 건설한다는 소식이었다. 1만3000평 규모에 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돔구장이었다. 그러나 국내 첫 돔구장 건설이라는 부푼 꿈은 첫 삽을 떠보지도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당시 LG는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설계까지 마쳤지만 서울시와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2001년에는 고(故) 박용오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박 전 총재는 두산 베어스 우승 기념으로 열린 선수단 모임에서 서울에 연고지를 둔 LG와 두산이 돔구장을 함께 지을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현되지 않았다.

지방 도시에서 돔구장 건립 추진이 공식화된 것은 2002년 11월이다. 조해녕 전 대구시장은 삼성이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3만석 규모의 돔형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돔구장 추진 계획은 지붕이 없는 옥외 야구장으로 변경, 내년 시즌 삼성 라이온즈 파크라는 이름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2003년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나서 돔구장 건립을 추진했다. 이 전 시장은 그해 10월 현대(넥센의 전신)와 SK의 한국시리즈 5차전 시구를 마친 뒤 연내 돔구장 부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4000억원에 달하는 민자 유치가 걸림돌이 됐다.

말만 무성했던 돔구장 추진 바람은 이번에는 경기 안산으로 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안산시는 2007년 5월 돔구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2013년 정식 개장을 목표로 추진된 이 사업은 역시나 예산 문제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리고 2007년 동대문운동장의 철거에 따른 대체 구장으로 서울 구로구 경인로의 서남권 야구장이 거론됐고, 8년 만에 고척스카이돔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첫 돔구장이 탄생했다. 건립 과정에서 8차례나 설계가 변경되는 등 숱한 진통을 겪으며 돔구장 시대가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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