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곳곳에 만연한 롯데 리스크… “당신의 승계는 안전한가요?”

입력 2015-09-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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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산업국 유통팀 기자

올해 초 발간한 경제개혁 리포트에는 “전문경영인 체제 등을 도입하는 선진국 가족기업에서는 가족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후계자가 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가 2~4세들이 소위 ‘황제경영’에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족벌 세습경영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벌일가의 다툼은 볼썽사납다. 최근 가장 화두가 된 곳은 롯데.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골육상쟁의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싸움 과정에서 후진적 지배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온 국민의 미움을 받는 등 결국 제 발등을 찍었다. 지난 2000년에 터진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도 창업주의 나이가 많아 기력이 약할 때 형제의 갈등이 촉발됐다는 점에서 롯데 사태와 유사하다. 한진그룹과 한화그룹의 경우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형제들 간 법적 다툼이 오랜 기간 이어졌다.

이 같은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느끼는 기업이 적잖이 많다. 현재 후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벌들은 승계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드러내놓지 못하는 고충이 많다. 미리 후계구도를 명확히 해놓아야만 ‘롯데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체감한 것이다.

식음료업계에는 최근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장수기업이 유독 많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대상그룹은 아직 후계구도가 안갯속이다. 장녀와 차녀의 지분율은 엇비슷하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SPC그룹의 3세도 최근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지분은 장남이 조금 더 많이 보유했다.

농심은 신춘호 회장의 장남이 지주회사 주식을 동생보다 2배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많은 지분으로 경영권 다툼을 미연에 방지해 놓은 것으로 이해된다. 삼성그룹 역시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3남인 이건희 회장으로 정해 형제간 분쟁 소지가 많지 않았다.

명확하지 않은 후계 구도는 훗날의 시한폭탄이다. 오너가 특정 연령이 되기 전에 경영권 승계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승계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롯데 리스크’는 국가와 기업은 물론, 국민에게까지 해(害)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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