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시작된 ‘호통’ 국감…‘죄인’ 낙인찍힌 기업인들

입력 2015-09-15 11:22 수정 2015-09-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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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국 산업1팀

“아무튼…”, “다음…”, “알았고요”, “설명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니요 됐습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자주 등장한 말들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기업인 줄세우기가 재현됐다. 이날 열린 정무위 국감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을 비롯해 조대식 SK주식회사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국감 시작에 앞서 5분 전부터 정무위 대회의실에 도착해 증인 출석을 준비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답변했다. 그가 답변한 시간은 총 3분 남짓. 이날 쏟아진 질문들은 이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질문이었고, 최 사장의 답변 역시 기존 답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었다. 최 사장의 답변은 “네”, “그렇습니다” 등의 단답형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말을 덧붙이려 하면 의원들의 말 자르기가 이어졌다.

조대식 SK 사장의 경우 4시간 동안 고작 2번의 답변만 내놓은 채 말없이 앉아 있다가 퇴근해야 했다. 이날 박은상 위메프 사장, 신현성 티몬 사장 등이 출석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감에서 기업인 줄세우기는 항상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돼 왔다. 기업인의 경영활동을 저해하고,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와 면박을 주는 구태가 국감의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안의 스토리를 처음부터 얘기해야 서로 이해한 상태에서 질문이 오가는데, 답변 시간도 충분치 않고 질문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사전 질문과 해명 등 충분한 입장과 견해를 밝힌 뒤 국감에서 해당 건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달 호통 국감 시리즈는 계속될 전망이다. 15일에는 조현준 효성 사장·김연배 이랜드 사장이, 이틀 뒤인 17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황각규 롯데그룹 사장·이원구 남양유업 사장 등이 등장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도 증인 참석자 명단에 올라 있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의원님들 덕분에 TV 앞에 앉아 있는 국민과 기업인들은 귀가 얼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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