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 열풍, 장기간 지속될 듯

입력 2007-03-11 10:25 수정 2007-03-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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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자산, 90년대 첨단주에서 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으로 변화…마크파버

최근에 일고 있는 투자붐이 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을 중심으로 한 '구경제'자산붐이 될 것이며 이 같은 흐름이 향후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 세계적인 장기투자전략가로 아시아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마크파버의 분석에 의하면 이번 투자붐은 다른 시기와는 달리 다양한 유동성 유입원천을 바탕으로 전 자산과 세계 전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해보자면 1990년대가 미국과 첨단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신경제’ 자산붐이었다면 이번 붐은 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을 중심으로 한 ‘구경제’ 자산붐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자산간의 차별화가 나타날수록 장기간 지속되었던 속성을 감안해 볼 때 미국과 이머징마켓간의 격차확대는 이번 붐이 장기간 지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970년대 이후 4번의 자산 붐 사례를 분석해 현 자산붐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추출해 낸 다음 향후 자산시장의 전망을 가늠해본다.

◇1970-80년 귀금속 붐

최고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은, 금, 원유, 백금. 에너지 관련주와 광산회사, 쿠웨이트 주식시장과 일본주식(니케이225 1900(1970) → 8000(1981), US1$ = ¥369(1969) → US1$ = ¥177(1978))

최악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채권과 유럽통화 대비 달러. 1970년중 잠깐을 제외하고 보면 미국채권수익률은 명목GDP에 비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

이 시기의 특징 : 주가의 변동성이 매우 높았고 상품시장의 강세가 부문별로 순환

설탕, 밀, 옥수수, 콩은 1973년에 커피와 코코아는 1977년에 정점을 기록. 물가를 감안한 CRB상품지수가 1974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귀금속과 유가는 1980년에 정점을 기록

1971-73년간의 주택건설, 릿츠(REIT)와 해운에 대한 투자열풍은 1974년에 붕괴됐다.

거대기업, 전자 그리고 여러 산업의 성장주 등 60년대 후반의 주도주와 1970년에서 1973년까지 성과가 좋았던 폴라로이드, 제록스, 에이본 프로닥트 등 니프티 피프티(우량주50)도 나머지 기간에는 주도권을 에너지와 광산주에 넘겨주고 성과가 좋지 못했다.

1970년대 말 시장 콘센서스 : 유가와 귀금속 가격의 지속적으로 상승. 물가상승 가속화. 쿠웨이트 주식은 유동성으로 인해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

◇1980-90 일본의 자산 붐

최고의 성과를 보인 자산 : 대만, 일본, 한국주식; 일본과 대만 부동산

최악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중동과 중남미 주식시장(1981년 오일달러 위기), 국제상품, 텍사스 은행, 오일관련 및 광산회사

이 시기의 특징 : 전세계 주식과 채권이 급등, 1970년대 후반 및 1980년대 초의 기대감을 능가.

다우존스와 니케이가 1982년과 1985년간에도 성과가 좋았지만 한국, 대만, 필리핀, 태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주식시장은 1984-85년 이후에서야 도약.

채권가격은 1983-84년과 1986-87년중 하락했지만 미국채권수익률이 항상 명목GDP를 능가

주식은 1983-84년과 1987년에 본격조정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의 주식이 80년대말 1987년 고점을 돌파하지 못했으나 일본, 대만, 한국 주가는 계속 상승했다.

1980년대 말 시장 컨센서스 : 아시아주식이 미국주식보다 성과가 계속 좋을 것이기에 미국주식은 잊어라.

1990년대 말이면 일본은행, 보험회사와 증권사가 세계금융기관을 모두살 수 있을 것. 일본의 부동산은 공급부족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

◇1990-98년 이머징마켓 열풍

최고의 성과를 보인 자산 : 1989-94년 중남미시장, 1994년까지 일부 아시아 주식시장, 1997년까지 홍콩 부동산시장과 1998년까지 러시아, 2003년까지 일본채권

최악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일본과 대만의 주식과 부동산, 국제상품, 광산과 금속주식

이 시기의 특징 : 투자자들이 1990년대에 미국주식이 이머징마켓 시장과 일본주식에 비해 훨씬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1989년과 1994년 중남미 주식붐은 데낄라 위기(멕시코의 외환위기가 브라질 등으로 전염된 사태, 1994년)와 함께 종료됐다.

일본주식은 1989년 39000에서 1992년 14000으로 폭락했고 대만주식은 1990년초 12500에서 2500으로 역사적인 대폭락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은 1994년에, 홍콩은 1997년에 신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지수(RTS)는 미국달러기준으로 1995년 69에서 1997년 571로 급등한후 1998년 러시아 위기시 38로 급락했다.(현재지수 1900)

아시아위기 이전의 시장 컨센서스 : 1994-95년 중남미의 위기는 아시아에서는 불가능. 1990년대 초 미국 기술주의 강세는 주목 받지 못했다.

◇1990-2000년 첨단기술주 붐

최고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세계전체 첨단기술주, 미디어, 통신주식(소위 TMT)

최악의 성과를 보인 자산 : 이머징마켓과 일본주식, 원유(1998년 이전), 금, 산업용 상품, 금속과 광산 주식과 구경제 회사

이 시기의 특징 : 1995-2000년간을 첨단주 열풍의 중심으로 보는게 일반적이지만 1990-95년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10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60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6배, 시스코와 델이 각각 50배와 15배 올랐다는 점에서 90년 기점이 의미가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첨단기술주의 높은 성과가 주목 받지 못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야후(1996년 상장), 아마존닷컴(1997년 상장) 등 신규상장종목이 기존의 모토롤라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에 비해 성과가 좋았다.

야후가 1996-2000년 기간 중 200배, 아마존닷컴이 1997년과 2000년 기간중 70배 상승한 데 비해 시스코는 15배, 마이크로소프트는 8배 상승했다.

2000년엔 미국의 GDP대비 M&A규모가 사상최고를 기록했고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1990년대는 4번의 구제금융과 신용완화정책의 특징을 갖는다.

1990-91년 저축대부조합산업을 구제하기 위한 대규모 완화정책, 멕시코를 구하기 위한 1994-95년, 1998년 금융체제를 구하기 위해 롱텀캐피탈과 러시아사태 시에 그리고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근거 없는 컴퓨터작동 중단 우려가 있었던 Y2K직전 등이 그것.

2000년 초의 시장 컨센서스 : ‘신경제’주식은 계속 번성하고 ‘구경제’ 주식과 상품은 영원히 쇠퇴할 것이다. 21세기는 미국의 세기가 될 것. 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 관련주를 경시

◇과거 투자열풍과 현재투자환경의 공통점과 차이점

이전 투자붐의 공통점은 어떤 자산이 강세면 다른 중요자산은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1970년대에 귀금속이 급등할 때 채권은 급락했다. 1980년대에 주식과 채권은 급등했는데 상품이 침체를 보였다. 1990년대에 이머징마켓에 버블이 여기저기 나타났는데 일본과 대만주식은 약세였고 상품도 성과가 나빴다.

전세계 첨단주 열품의 후반(1995-2000년)중에는 일본과 상품의 약세와 함께 아시아주식과 러시아의 급락이 있었다.

현재 5개의 주요 자산종류 – 부동산, 주식, 채권, 상품과 예술품(수집품 포함) – 를 보면 2002년 이후 상대적인 차이는 있지만 모두 상승했다.

이전 투자붐의 초기단계에서 투자자들은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전 시기의 주도자산에 계속 투자했다.

1990년대 초반 투자자들은 첨단기술주가 이미 매우 높은 성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주의 도래를 인식하지 못했다.

유사하게 이번 자산가격 상승에도 투자자들은 첨단기술주 강세장에만 집중해 국제상품가격과 인도, 중남미, 러시아 주식의 급등을 대부분 놓쳤다.

매 번의 투자열풍 말기에 투자자들은 ‘과잉유동성’이 영원히 대상자산의 힘이 돼 줄 것으로 맹신한다.

1970년대 말에는 과잉유동성이 OPEC의 잉여자금과 관련이 있었고 일본주식 및 부동산 강세장시기에는 과잉유동성이 일본의 경상수지잉여에 집중됐다.

1990년대 이머징마켓 열풍시기에는 과잉유동성이 외국인 매수와 엔캐리트레이드에 기인했고 첨단기술주 붐 말기에는 유동성이 기록적인 M&A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산이동과 연준의 금융완화정책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믿었다.

이번 투자환경의 특징은 유동성이 한두 군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OPEC잉여, 미국 연준과 다른 나라 중앙은행, 아시아의 경상수지잉여, 엔과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 대규모 펀드와 은행예금, 자산가격상승과 차입, 사모펀드, 인위적으로 낮은 금리 등이 그것이다.

이런 환경하에서 자산시장이 달나라까지 날아간다고 믿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이전의 투자 붐 모두 강세장은 강한 조정으로 중단됐다. 1974년 12월에서 1976년 8월까지 금가격은 40% 이상 조정 받았고 1987년 주식시장은 심한 조정(대만과 홍콩이 50% 하락)을 받았다.

한편 채권은 1983-84년과 1986-87년 그리고 1994년 강한 조정을 받았다. 첨단주 열풍중에도 1995-96년과 1998년에 강한 조정을 잗았다. 그리고 러시아는 1997년 고점과 1998년 저점의 기간중 이전 상승을 모두 까먹었다.

이번 자산 강세장에서 구리, 아연, 원유, 설탕 등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1997과 1998년과 같은 격렬한 조정이 없었다.

이전 투자열풍의 진전이 성숙국면에 달하면 주도자산이 상당폭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1970년대 말엔 원유, 구리, 귀금속, 에너지와 광산주만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보면 1987-88년 기간중 대부분의 주식이 정점을 기록하고 금융주가 1989년 말까지 주가지수를 상승시켰다.

1990년대엔 대부분 1990년고 1994년중 정점을 기록하고 홍콩만이 1997년 최고점을 향하고 있었다.

TMT붐에서는 1999년 이후 상승종목이 극단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자산붐에서 아직 몇몇 상품과 미국부동산 외에는 자산시장 상승의 범위가 크게 축소되지 않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모든 대형 자산붐의 공통점은 실질기준으로 심하게 저평가되었거나 다른 자산에 비해 오랫동안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1970년 금가격은 1933년과 비슷했고 실질기준으로 1897년에 비해 70% 하락한 수준이었다.

1960년대의 일본의 자산붐 후 1970년의 일본주식의 시가총액은 IBM보다 여전히 작았다.

1982년 미국주식은 실질기준으로 1966년 최고치 대비 70% 하락했었다. 또 채권가격은 미국자본시장 200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었다.

1984년 대만과 한국의 주식은 실질기준으로 1970년대 초반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갯값으로 쌌다.

1980년대 후반 중남미 주식시장은 달러기준으로 1970년대 후반과 비슷했고 1970년대 초반과 1980년대 초반보다 낮았다.

1990년 미국의 첨단기술주는 1973년 정점시 가격과 거의 같은 가격으로 PER 10배로 거래되고 있었다.

모든 투자 붐에서 가격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1970년 아무도 귀금속이 20배 이상 오르리라고 생각 못했다. 1980년대 초 다우존스가 두배가 되고 채권수익률이 4% 이하로 하락하기는 불가능했다.

1970년대에 이미 4배가 된 일본 주식이 1982년과 1989년 중 다시 6배가 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중남미 주식이 회복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990년대 초에 아무도 최고성과를 보이는 자산이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2002년에 시작된 지금의 자산가격상승에서는 국제상품과 이머징 주식시장과 경제가 미국자산보다 훨씬 성과가 좋았다.

2000년 이래 다우존스는 금 대비 50% 이상 가치가 하락했고 다른 상품에 비해서는 그 이상 하락했다. 지식기반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주식시장은 지식기반의 미국경제에 비해 10배 이상 올랐다.

이번 자산가격상승이 끝나려면 멀었고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지난 4번의 투자 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자산가격의 상대성과 면에서 자산종류별로 상당한 괴리추세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자산 붐의 최종국면이 갖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대량거래량,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 높은 차입비율, 갖가지 종류의 자금출자에 대한 자금유입이다.

이런 면에서 현재의 자산붐은 이전과 비슷한데 다만 모든 자산종류와 세계 모든 지역에서 나타난 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난다.

지난 4번의 투자붐에서 붐이 끝나면 열풍중의 거의 모든 가격상승을 반환한다.

1992년 은가격은 1974년보다 낮았다. 2003년 니케이는 1981년 고점보다 낮았다. 1998년 러시아 주식시장은 1994년 이후 모든 상승분을 다 반환했다.

또 주도자산도 변화한다. 1970년대 귀금속 붐에 이어 1980년대 금융자산 붐이 찾아왔다. 1980년대 말 일본주식과 부동산 붐 뒤엔 1990년대 후반 첨단주의 폭등이 있었다.

지금까지 이머징마켓과 국제상품에 비해 미국주식 특히 나스닥(현재 2000년 고점에서 50% 하락)의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가 주도자산의 변화를 확인해 주는 것으로 보이는 한 자산 가격상승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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