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 구성원들에게 처음으로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한 것에 반발해 피고인들이 항소를 제기했다.
대구지법은 중국과 한국에 콜센터를 두고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을 한 혐의(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ㆍ사기)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6년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5명 가운데 지금까지 20여명이 항소장을 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대구지법 항소심 재판부에서 2심 재판을 받게 된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 염경호 판사는 지난 28일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조직원들에게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죄를 적용해 전원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총책(미검)의 지시를 받아 중국과 국내에 인적, 물적 조직에다 수직적인 통솔체계까지 갖추고 범행한 점, 제3자의 돈을 가로채는 공동 목적 아래 행동한 점, 조직 탈퇴가 자유롭지 않았던 점, 이동자유 제한과 징벌 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형법 114조의 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전화상담원 역할을 한 대다수 피고인은 범죄단체 가입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업무 매뉴얼 내용이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내용 등으로 업무 시작 전에 보이스피싱 목적의 범행을 하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