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태, 아시아 가족기업 경영권 분쟁 역사에 일획”

입력 2015-08-07 15:45 수정 2015-08-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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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가족간 경영권 다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끊임없이 지속돼온 아시아 일부 기업의 경영권 분쟁 역사에 또 하나의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에는 특히 가족경영 기업이 많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최근 조사 결과, 전세계 가족경영 기업(시장 가치가 최소 10억 달러로, 일가 지분이 20% 이상) 중 약 4분의 3(약 75%)은 아시아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북미는 6%에 불과하다. 아시아 지역에서 경영권 다툼이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가족경영에 관련된 책을 집필한 홍콩 중문대학의 조셉 판 교수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창업주 일가 주변에서 형성되는 기업은 신뢰 제공에 기여하고 있지만, 심각한 비리를 저지르거나 치외법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을 공경하는 아시아의 문화가 경영진 교체의 명확한 메커니즘 결여와 맞물리면서 대부분의 아시아 기업 지도자들이 80, 90대가 될 때까지 권력의 자리에 머무르게 하는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령의 경영자로는 아시아 최대 부호인 홍콩의 리카싱(87), 일본 자동차 메이커인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최고경영자(CEO, 85), 홍콩·마카오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93)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에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일으킨 롯데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약 700억 달러로 한국 5위 재벌이다. 또한 창업자가 지배하는 마지막 가족경영 기업이기도 하다.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학생 때 일본 도쿄로 건너 가 1948년에 껌 제조회사 롯데를 일본에 설립했다. 지금도 롯데는 일본 껌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고국인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한 건 1967년부터다.

이것이 롯데그룹의 기구한 운명의 시작이었다. 한국은 1945년까지 35년간 일본으로부터 강제병합을 당했고, 그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롯데의 매출액 중 약 80%가 한국에서 나온다. 그러나 롯데의 지주회사는 일본에 있다. 신격호 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일본에서 태어났고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일본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롯데는 며칠 내에 주총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신격호 회장을 추방한다는 지주회사 이사회 결정에 대해 표결할 전망이다. 롯데의 지분 구조는 복잡해서 누가 우위에 설 지 판단하기 어렵다. 신격호 회장은 작은 인쇄업체를 통해 최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신동주 신동빈 형제가 거의 동수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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