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여파에 수출 7개월째 내리막…‘불황형 흑자’ 그늘 깊어지나

입력 2015-08-03 09:15 수정 2015-08-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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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42개월째 흑자…연간 교역 1조달러 빨간불

유가하락, 엔화ㆍ유로화 약세, 세계교역 감소, 중국 수입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7개월째 뒷걸음질쳤다. 무역수지는 42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 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양상이 계속됐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연간 교역 1조 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가하락 직격탄…올 들어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466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감소한 388억5000만달러로 조사돼 두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로써 수출ㆍ수입액은 지난 1월부터 7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월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올해 들어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1.0%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다가 오다 6월 2.4% 감소로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지만 7월 다시 -3.3%로 감소폭을 키웠다.

지난달 품목별 수출 실적을 보면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이 각각 28.1%(13억 달러)와 17.2%(7억 달러)나 급감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6월 배럴당 107.9달러에서 지난달 55.8달러로 크게 떨어져 배럴당 석유제품의 수출단가는 7월 73.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9.2달러보다 38.7%나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20억 달러나 감소한 석유제품·석유화학을 제외하면 7월 수출증가율은 오히려 1.0%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목이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을 어둡게 했다. 가전(-17.5%), 섬유(-12.2%), 일반기계(-6.4%), 자동차(-6.2%), 차부품(-10.7%), 컴퓨터(-6.5%), 무선통신기기(-16.0%)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선박(57.4%), 철강(16.4%), 반도체(6.6%) 등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수입수요가 감소한 중국(6.4%)을 비롯해 미국(1.8%), 일본(28.0%), EU(5.6%) 등 주력 시장에서의 수출이 부진했다. 다만 해외생산 비중 증가로 베트남 수출은 46.5% 증가해 호조세를 이어갔다.

7월 수입액은 388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3% 줄며 작년 10월부터 10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전달(-13.6%) 보다 감소폭도 커졌다. 원자재(28.0%)는 단가하락으로 감소국면이 지속했고 소비재는 2.2% 소폭 줄었다. 자본재는 5.8% 늘며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42개월째 무역흑자 행진…‘불황형 흑자’지속 =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6월 102억4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줄어든 7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이후 42개월째 이어진 무역흑자 행진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1억9000만달러로 전달보다 35억7000만달러(41.4%)나 늘었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액 감소폭(-15.3%)이 수출액 감소폭(-3.3%)을 크게 웃돌아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였다. 7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소비재 수입이 주는 등 수입의 상대적 감소폭이 확대돼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기조로 이어졌다.

올해 4년 연속 쌓아온 ‘연속 교역 1조달러’ 라는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7월까지 교역 규모는 576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나 줄었다.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고 세계 교역 둔화, 엔화·유로화 약세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주력 수출 품목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 교역 기상도도 맑지 않아 올해 우리나라 교역액이 2011년 첫 1조달러 달성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최근 원ㆍ달러, 원ㆍ엔 환율이 급격히 상승(원화 약세)하면서 곤두박질 친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하락, 공급과잉 등으로 7월 수출단가는 10.3%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은 지난달에 이어 7.8%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원화표시 수출이 환율 상승으로 8.4% 증가해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다소 개선됐다”며 “수출 단가 하락의 압력 속에서도 수출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우리 경제의 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이 수출에 영향을 주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근 환율 상승이 당장 하반기 수출을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산업부도 세계교역 감소,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부정적인 대외여건으로 수출감소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4월과 7월에 차례로 발표한 ‘단기수출 활성화방안’과 ‘수출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하면서 OLED 같은 새로운 수출 제품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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