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시대, 2030 웃고 울고

입력 2015-07-30 09:03 수정 2015-07-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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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침체, 美 금리정상화 일정 등 고려하면 젊은층에 불리

# 최근 결혼한 A씨(29)는 서울 은평구 음암동 위치한 25평짜리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아파트 전세금이 1억9000만원으로 매매가(2억3500만원)의 80%를 넘었다. 이렇다 보니 은행서 저리인 연 3.1%(금리 5년 고정 이후 변동)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예 샀다.

# B씨(30)는 얼마전 은행 정기적금에 가입했다. 보장금리는 주거래 은행 우대를 받아도 연 2.0%에 불과했다. 취업도 늦은 나이에 했는데 저리에 가뜩이나 낮은 월급으로 목돈을 언제 마련할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

1%대 초저금리 시대에는 중장년층보다 자산과 소득이 적은 젊은이들도 낮은 금리로 더 쉽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한창 돈을 모아야 할 시기에 저금리로 돈을 빨리 불리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이렇게 저금리 기조는 언뜻 보면 일장일단(一長一短) 정도로 보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침체, 미국 금리 정상화 일정 등을 고려해 보면 젊은층에게는 오히려 불리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젊은층이 주도하는 주택매매 시장 = 저금리로 시중에 자금이 풍부해 짐에 따라 젊은이들도 비교적 저리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최근 주택매매 시장은 젊은층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1%나 급증한 34만743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다.

이러한 주택매매 거래량 증가는 20∼30대가 주택매매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한 것이 요인이 됐다. 1∼5월 30대 이하 주택매수자 비중은 전국적으로 25.5%로 지난해 하반기(7∼12월)의 23.1%와 비교해 2.4%포인트 늘었다. 반면 나머지 40대(41.4→40.8%), 50대(24.0→23.0%), 60대 이상(11.5→10.7%) 연령대의 주택매수자 비중은 모두 줄었다.

◇ 에코 세대 “1%대 적금이 야속해” = 가까스로 취업 관문을 통과한 젊은이들은 월급의 일정 부분을 매달 은행 적금 통장에 부어보지만 보장금리는 연 1%대~2% 초반대로 미미해, 종자돈 마련이 요원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지난 6월 현재 연 1.67%로 6개월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금리 평균도 연 1.94%로 전달(2.01%)의 2%대에서 처음으로 1%대까지 떨어졌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젊은 시절에 최고 연 15~20%의 예금금리를 적용받아 5년이 지나면 원금을 갑절까지도 불릴 수 있었다”며 “이와 달리 에코세대(1979-1992년생)는 저금리로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저금리는 젊은층에게 불리한 측면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과거와 달리 부동산 가격이 구조적으로 정체 및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시일을 당겨 구매한 집, 즉 자산은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젊은층이 자산 가치 절하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동시에 미리 당겨쓴 빚은 자산 가치 하락과 관계없이 고스란히 유지될 것임에 따라 젊은층의 부담은 더 커진다.

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금리 정상화에 나서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데, 젊은층에 미치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덕에 덜 모아 더 이른 시기에 대출받은 저금리 시대 젊은이들은 튼실한 종자돈이 없어 금리인상 충격에 더 취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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