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학비리 의혹 등으로 고발당한 이인수 수원대 총장을 현 정권 실세들의 비호 속에 1년 넘게 ‘봐주기 수사’하고 있다며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오는 9월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이 총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 사학비리 의혹 등을 따지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 “檢, 방상훈 사돈-김무성 ‘절친’이라 봐주나” = 이인수 총장이 검찰에 처음 고발당한 건 지난해 7월3일로, 벌써 1년 전이다.
당시 이 총장은 2011년 5월에 진행했던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 △신한은행에서 기부받은 50억원을 횡령해 사돈회사인 ‘TV 조선’에 투자해 학교에 큰 손실을 끼친 혐의 △미술품 관련 비리 의혹 △불법·부당한 교비 지출 의혹 등 14건으로 수원대학교교수협의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사학개혁국본으로부터 공동고발당했다.
한달 뒤 쯤 이 총장은 2014년 2월에 진행한 교육부 종합감사를 통해 드러난 △이사회 회의록 허위 기재 및 조작 등 부당 이사회운영 △수백억원의 법인 기부금에 대한 부적정 관리 △자신의 아들 졸업증명서 조작 등 학위서류 부당 발급 △시설공사비 51억원 상당 과다 집행 △총장 개인소유의 구조물 보강공사 집행 부당 등 34건의 불법행위 혐의로 2차 고발됐다.
그러나 24일 국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검찰은 첫 고발이 이뤄진 후 1년이 다 되도록 이인수 총장을 소환조차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6월 초 그를 비공개 소환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회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검찰이 이인수 총장을 언론의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기 위해 배려하고 소극적으로 수사하는 건 이 총장의 사학비리를 박근혜 정권의 실세들이 나서서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과 맥이 닿아 있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사학비리 사건은 신속하게 수사해 기소했던 검찰이 이인수 총장 수사는 한 없이 더디기만 하다”며 “이 총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과 사돈 관계이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절친한 관계라는 게 그가 현 정권 실세들로부터 비호를 받고,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세간의 지적을 검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검찰이 비록 비공개였으나 소환조사까지 진행했다고 하니 이 총장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구속기소 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이미 이 총장의 온갖 비리와 전횡은 감사원 감사와 교육부 종합감사로도 많은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 사학비리만큼은 우리 교육계에서 완전히 뿌리 뽑아야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총장의 구속 및 엄벌을 촉구했다.
교육부를 향해서도 “수원대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적극적인 관리감독은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신속히 수원대에 임시 이사를 파견해 수원대 정상황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 野 “2년 연속 실패했지만…올핸 꼭 증인 부른다” = 특히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올해엔 반드시 이 총장을 국감장 증인으로 불러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교문위 관계자는 “얼마나 비호세력들이 많은지 이 총장은 지난 2년 연속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학비리 관련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며 “올해엔 반드시 이 총장을 국감장으로 불러 열거하기도 적지 않은 그의 부정비리 의혹을 따져묻겠다는 게 우리 방침”이라고 전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이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새누리당의 강력한 반대로 부딪혀 실패했다. 지난해의 경우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이 당초 여야간사 협의에서 이 총장 증인채택에 합의한 후 돌연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바꿔 증인으로 부르지 못했다.
이에 야당은 “역시 재판 중인 상지대 김문기 총장은 증인으로 부르고도 궁색한 변명을 한다”면서 “이인수 총장은 2013년 조선일보 사장과 사돈이라는 사실 때문에 증인채택이 불발된 데 이어 이번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자녀가 수원대 교수로 부정 임용됐다는 의혹을 받는데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