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가운데 ‘뉴 삼성물산’의 수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로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펼칠 논공행상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재계는 오는 9월 1일 통합 법인인 삼성물산의 사령탑으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과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최 사장은 윤 사장과 함께 삼성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2007년 삼성전자에 합류하기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역임하는 등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해외에 폭넓은 인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최 사장은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접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70%에 육박하는 찬성을 얻어낸 것은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동의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사장은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1988년 경영지원실 재경팀 경영지원그룹장을 맡은 후 줄곧 재무와 관리 부문에서만 일했다. 2000년에 경영지원팀장 상무로 승진했고, 2년 간격으로 전무와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윤 사장은 지난달 30일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 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 부문 사장과 함께 기업설명회(IR)를 열어 강력한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해 주주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들 최고경영자(CEO)가 한 자리에서 모여 기관투자가들과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합병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뉴삼성물산이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만큼 초대 수장으로 회사에 대한 이해도와 재무 분야의 전문가인 최 사장과 윤 사장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이 단순한 사업 결합 외에도 승계와 지배구조 이슈가 맞물려 있는 만큼 뉴삼성물산을 누가 이끌어갈지가 중대한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뉴삼성물산의 수장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일 것이라는 얘기가 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