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사이다’ 용의자가 체포되자 혐의를 부인하고 나서고 있다. 이에 경찰의 A할머니 체포 사유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농약사이다’ 음독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본부는 17일 같은 마을에 사는 A할머니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그러나 A할머니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A할머니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대표적인 이유는 2가지이다.
하나는 A할머니 집 부근에서 자양강장제 병이 발견됐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할머니가 사건 당일 농약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점이다.
경찰은 A할머니 집 대문 부근의 후미진 대나무 울타리에서 뚜껑이 없는 자양강장제 병을 발견했다.경찰은 누군가가 고의로 갖다 놓지 않고서는 병이 발견되기 어려운 장소로 보고 있다.
이 병은 농약 성분이 들었던 사이다 병에 있던 뚜껑과 같은 제품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이 병에서 농약 사이다 성분과 같은 살충제를 발견했다. 수년전 판매금지된 살충제이다.
이같은 정황이 경찰이 A할머니를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이 할머니가 사건 당일 사이다를 먹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경찰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진범이 살충제가 든 병을 A할머니 집 대문 옆에 숨겨뒀다고 가정하면 A할머니를 범인으로 볼 수 있는 증거는 없어진다.
A할머니는 집 마당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홀로 살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 할머니라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A할머니는 가족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당황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경찰이다. A할머니 신병을 확보했지만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3시 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내 냉장고에 든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 중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고 1명만 의식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