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의 세계] 이금림 방송작가협회 이사장 인터뷰 “힘들지만 보람 큰 직업”

입력 2015-06-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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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화려한 방송의 외형과 수입만 생각하고 방송 작가를 지망하면 어려움이 많고 오래 버티지도 못합니다.”

TV와 라디오를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주는 방송 작가들이 대부분 소속된 한국방송작가협회 수장인 이금림 이사장은 방송작가의 지망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작가들이 작업하는 방송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방송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 특히 여성 지망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방송 작가 지망 열기가 과열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한 이 이사장은 “방송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작가의 역할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 방송 작가 지원자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대중 매체가 극소수 스타 작가의 엄청난 수입만 강조해 환상이 생긴 것도 (과도한) 지망 열기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방송작가협회 회원 수가 3000여명이다. 드라마 작가는 500명이고, 이 가운데 활동하는 사람은 100명가량이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고수익을 올리는 작가는 50명 안쪽이다. 수입만 생각하고, 방송 작가를 택하게 되면 어려운 점이 많이 생겨 금세 그만두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1980년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로 일을 시작한 뒤 드라마 작가로 전업해 ‘호랑이 선생님’, ‘물보라’, ‘지평선 너머’, ‘은실이’, ‘푸른 안개’ 등 수많은 히트작을 집필해 스타 작가로 명성을 날린 그는 “방송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방송에 대한 이해다. 자기가 지망하는 분야가 드라마, 예능, 다큐 어느 쪽인지 정하고 그쪽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야 한다. 작가교육기관이 많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드라마 작가는 문학성과 문장력이 있어야 한다. 예능 작가의 경우는 문학성과 문장력에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하고 다큐멘터리는 논리성과 문학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 작가를 지원하지만 현실은 매우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굉장히 열악합니다. 날밤 새우는 것은 보통이지요. 실제 제가 연속극을 쓸 때는 하루 15시간에서 17시간까지 집필에 몰두했습니다. 예능 역시 현장감이 중요한 장르이다 보니 거의 쉬지 못하고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시청률이 낮으면 심적 스트레스로 말을 못할 정도로 괴롭지요.”

힘들지만 방송작가로서 보람은 크다고 말한다. “내가 쓴 드라마가 어느 사람의 인생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전파를 통해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구나. 그래서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이라는 게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소명의식도 갖게 됩니다.”

이금림 이사장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방송 작가라는 직업을 사랑할 수 있나 신중히 생각해봐야 해요. 설령 크게 성공하지 못해도, 이 직업이 자신에게 주는 기쁨이 있어야 힘들 때 버틸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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