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 피아 구분없이 독설…사면초가 빠진 ‘저격수’

입력 2015-05-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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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표 전직 대통령 묘참배에 ‘히틀러’ 비유…주승용 의원에 ‘공갈 발언’최고위원회의 출석정지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최근 최고조로 치솟은 당 내분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저격’하는 그의 타깃 범위에는 여당은 물론 고 김근태 상임고문, 유시민 전 통일부 장관 등 같은 야권 내 선배 정치인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야성이 사라졌다는 야당에서 더없이 필요한 ‘강경파 투사’지만,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발언’ 등 독설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주승용 최고위원을 겨냥한 ‘공갈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대 초선부터 비범했던 ‘저격수’=충남 금산 출신인 그는 대전 보문고와 건국대 산업공학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정치학 석사)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학생운동에 발을 들여 전국대학생대표협의회(전대협) 활동을 했고, 1989년 미 대사관 점거 농성에 참여한 일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 단체인 노사모 활동을 시작했다. 친노 외곽 조직이었던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초대 대표를 지내는 등 친노계 중심에서 활동했다.

지난 2004년 4월 15일 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처음 배지를 달았다.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당시 친노계 의원으로 분류됐다.

이후 국회에서 정 의원의 활약이 이어졌다. 젊은 초선 정치인으로서 정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신문법 개정을 주도했고 여야 가릴 것 없이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졌다. 정 의원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 초·재선 당선자 30여명을 아우르는 소장파 모임에 가세했다. 이는 민주당 시절 출범한 소장파 모임 ‘젊은 희망’이 확대·개편된 것이다.

하지만 독설로 적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정 의원은 결국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강용석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를 포함해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힘입어 당선돼 ‘탄돌이’라 불렸던 17대 ‘386’ 국회의원들은 대거 낙선했다. 17대 의정활동 내내 보수언론과 전쟁을 치른 정 의원는 “신문법을 대표 발의했다는 이유로 보수 언론들로부터 보복을 당해 낙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18대 총선에서 ‘교감 폭언’ 보도와 관련해 제보자와의 재판 끝에 2009년 법원으로부터 허위 제보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19대 총선에서 강 전 의원과의 복수전에 성공하며 재선의원이 됐다. 이 시기 동안 친노와 차츰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대선 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서 목소리를 내며 국정조사특위 간사를 지냈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단식 투쟁에 동참하는 등 주요 사안마다 강경파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12일 본회의장에서 정 최고위원(왼쪽)이 ‘공갈 발언’의 상대방이었던 주 최고위원(오른쪽)에게 대화를 청하고 있는 모습. 주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격분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독설, ‘독’으로 돌아오다=피아식별 없는 정 의원의 저격은 논란의 불씨가 되곤 했다. 여야 당 대표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2월 14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진정성 결핍증을 앓고 있는 양심불량자는 현직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8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직후에는 문재인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자 “독일이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학살 현장이나 히틀러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 의원은 “다녀와서 결정할 거면 다녀와서 만나지. 온 국민 귀 쫑긋하게 만들어 놓고 이게 뭡니까? 장난칩니까?”라고 응수했다.

거침없던 그의 화술이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스스로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친노 진영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최고위원인 주승용 의원을 향해 “최고위원직 사퇴도 안 하면서 공갈을 친다”고 독설을 내뱉었다. 이에 격분한 주 의원은 사퇴를 선언하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당내 갈등은 폭발직전까지 도달했다. 김동철 의원은 12일 지도부에 정 의원의 출당조치를 요구하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제가 결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였던 김한길 의원은 문 대표를 향해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비판이 거세지자 정 의원은 주 의원의 지역구인 여수를 방문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통화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주 의원은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였다”면서도 최고위원직 사퇴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당 안팎의 비난여론이 높아진 데 대해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정 의원의 '최고위원직 직무정지' 조치를 취할 것을 정 의원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자숙요청에 정 의원은 직무정지는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가급적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침묵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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