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5월 13일 春宵苦短(춘소고단) 아름다운 봄밤은 짧기만 하네

입력 2015-05-13 11: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소동파는 시 ‘춘야’(春夜)에서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맑고 시원하다는 청상(淸爽)이 딱 어울린다. 그런데 너무도 짧다. 짧아서 봄이 가는 게 더 아쉽다.

‘앞산에 꽃이 지누나 봄이 가누나/해마다 저 산에 꽃 피고 지는 일/저 산 일인 줄만 알았더니/그대 보내고 돌아서며/내 일인 줄도 인자는 알겠네.’ 김용택의 시 ‘일’이다. 봄을 보내는 것은 계절과의 작별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다.

당 시인 왕유(王維·699~761)는 ‘송춘사’(送春詞)에서 이렇게 읊었다. “날마다 사람은 하릴없이 늙어가건만/봄은 해마다 다시 돌아오네/술통에 술 있으니 서로 즐기세/꽃 날린다고 애석해해 봐야 별 수 없다네.”[日日人空老 年年春更歸 相歡有尊酒 不用惜花飛]

고려 문신 이규보(李奎報·1168~1941)의 ‘도중에 눈을 만나 안화사까지 걸어가 당사에게 올리다’[路中遇雪 行至安和寺呈幢師] 3수 중 마지막 수는 이렇다. “봄을 한 번 보내고 만회할 길 없어/지금도 쓸쓸히 바라보며 남은 슬픔 안고 있는데/하늘이 은근한 나의 뜻을 애석히 여겨/꽃철 아닌 이때 일부러 눈꽃을 내려주시네.”[一送春歸未挽廻 至今悵望抱餘哀 天公惜我殷勤意 故遣狂花律外開]

조선 후기의 문신 권상하(權尙夏·1641~1721)의 ‘사월 초하룻날 황려(黃驪)로 가는 계문을 보내며’[四月初吉 送季文之黃驪]도 읽어 보자. “오늘은 그대를 보내고/어제는 겨우 봄을 보냈네/봄을 보낸 것도 애석하거늘/어찌 차마 또다시 사람을 보낼꼬.”[今日送君去 昨日纔送春 送春尙可惜 那堪復送人] 황려는 여주의 옛 이름이다. 봄을 보낸 날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4월 초길(初吉)은 여름의 시작인 맹하의 첫날이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오늘은 음력 3월 25일. 봄은 오늘까지 닷새가 남은 셈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코스피 역행하는 코스닥…공모 성적 부진까지 ‘속수무책’
  • "100% 급발진" vs "가능성 0"…다시 떠오른 고령자 면허 자격 논란 [이슈크래커]
  • 단독 북유럽 3대 커피 ‘푸글렌’, 한국 상륙…마포 상수동에 1호점
  • '나는 솔로' 이상의 도파민…영화 넘어 연프까지 진출한 '무당들'? [이슈크래커]
  • 임영웅, 가수 아닌 배우로 '열연'…'인 악토버' 6일 쿠팡플레이·티빙서 공개
  • 허웅 전 여친, 박수홍 담당 변호사 선임…"참을 수 없는 분노"
  • 대출조이기 본격화…2단계 DSR 늦춰지자 금리 인상 꺼내든 은행[빚 폭탄 경고음]
  • 편의점 만족도 1위는 'GS25'…꼴찌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7.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920,000
    • -2.71%
    • 이더리움
    • 4,661,000
    • -2.77%
    • 비트코인 캐시
    • 526,000
    • -1.68%
    • 리플
    • 667
    • -1.91%
    • 솔라나
    • 200,000
    • -4.26%
    • 에이다
    • 572
    • -1.55%
    • 이오스
    • 800
    • -1.72%
    • 트론
    • 183
    • +1.67%
    • 스텔라루멘
    • 128
    • -3.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400
    • -2.97%
    • 체인링크
    • 20,230
    • -0.54%
    • 샌드박스
    • 453
    • -2.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