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회동은 상견례를 겸한 자리인 만큼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불편할 만한 이야기도 분명히 꺼내며 향후 정국의 긴장감을 예고했다.
전임 원내대표 때부터 정례화됐던 ‘주례회동’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명시적으로 확답하지 않은 것이 이날의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여야는 전날(9일)까지도 이날 회동 형식을 두고 수차례를 엎치락뒤치락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회동으로만 갈음될 뻔 했으나, 새누리당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하는 ‘2+2’ 회동을 제안하고 새정치연합이 받아들이면서 이날 회동이 성사됐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날 회동에서 유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께서 원내대표에 세번 도전하신 근기와 집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런 끈기와 집념으로 협상에 임하실까봐 솔직히 두렵다”는 농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같은 시기에 대학에 입학한 우윤근 전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 두분을 소중한 협상 파트너로 모시게 돼 마음이 굉장히 편하다”며 “개인적인 접촉은 많이 없었지만 저보다 선수도 높으시고 국회에서 의정활동 하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많이 지켜봤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유ㆍ이 원내대표가 서울대학교 76학번 동기라고 언급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내대표는 성균관대에 입학했다가 중퇴 후 서울대로 국사학과로 다시 입학한 뒤 서울대 공법학과로 학사편입을 했다.
이같은 유 원내대표의 환대에 이 원내대표 역시 “동문수학했던 학우이자 서로 존경하는 사이로 함께해온 유 대표와 파트너가 되어서 정말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대법관 임명동의안 단독처리는) 새누리당의 반의회주의적 폭거이다.(공무원연금개혁) 사회적 대타협에 의한 여야 합의를 새누리당이 지키지 않았다”며 “이는 신뢰의 파괴다. 신뢰의 파괴로 인해 불신의 정치로 갈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개혁법안 처리무산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 뒤 “신뢰가 끊어진 상태에서 시작된 것은 안좋은 시작이지만 서로 노력해 앞으로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연대정치로 (관계를) 회복하자”고 했다.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은 약 4시간10분 후에야 끝났다. 첫 상견례로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비공개 회동에서 유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허심탄회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여야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 한발씩 물러서면서 “농해수위를 개최해 야당이 제기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추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한 갑론을박과 해당 합의문구를 도출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밝혔다.
공무원연금개혁법안과 관련해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공적연금 강화에 대해서는 5월 2일 양당 대표ㆍ원내대표간 합의, 실무기구의 합의사항을 존중해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등과 관련한 논의는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6일의 공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이견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