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펀드 문제없나?

입력 2006-12-28 09:42 수정 2006-12-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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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칩 PER 30~50배 수준으로 버블우려, 한국계 베트남펀드 운용 능력 및 운용대상 확보 의문

'베트남 처녀와 결혼’과 ‘베트남펀드’가 2006년 베트남 관련 화두

2006년 베트남과 관련된 화두 두 가지가 한국을 뒤흔들었다. 하나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였고 나머지 하나는 ‘기회의 땅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세요’였다. 전자는 베트남 여성 비하 논란에 불구하고 농촌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주요 공중파의 주제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후자는 베트남 주식투자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 등 금융업계를 총 망라할 정도로 베트남으로의 투자열기는 '골드러시'를 연상케 할 만큼 뜨겁다.

H증권과 M증권이 모집한 베트남 펀드에 예상을 초과하는 뭉치돈이 몰려들고 있고, 주변의 관심도 온통 베트남이다. 그러면 왜 갑자기 베트남인가?

이는 브릭스(BRICs)경제의 세계경제성장 주도현상이 지속되면서 중국, 인도펀드에 투자했다가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주변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베트남이 지난 11월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서 또 다른 투자 대안 국가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국내주식시장이 연중 내내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투자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기 때문에 브릭스에 이어 베트남이 투자 포인트로 자리잡은 탓이다.

그렇다면 베트남은 과연 투자만 하면 고수익이 보장되는 기회의 땅인가?

베트남의 주식시장은 2000년 개장됐으나 5년간은 외국인의 매도가 자유롭지 못해 외국인 입장에서 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매도가 자유화되고 외국인투자한도가 49%로 확대되면서 갑자기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 상반기만 해도 큰 각광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6월 H증권의 공모펀드 발매를 계기로 관심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H증권이 3800억원, M증권이 1200억원 두 회사만 5000억원 이상의 베트남투자펀드를 모집할 정도를 인기를 끌고 있고, 모 증권사의 경우 적립식펀드 모집에 버스광고까지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이전에 이것만은 꼭 살펴야

베트남경제의 성장성 측면에서 베트남 주식시장의 전망은 장기적으로 밝다. 하지만 현재의 베트남 주식투자와 관련, 이런점은 꼭 짚어 봐야할 대목이다.

먼저 개인투자자 현지계좌개설은 외환관리법 위반 가능성이다.

개인투자자의 무분별한 현지계좌개설과 주식매입은 법적 측면이나 수익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외환관리법상 해외주식투자를 위해서는 국내증권사를 통하거나 아니면 한국은행에 신고를 해야 한다. 최근 개인들이 베트남에 직접 가서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외환관리법위반 소지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영기업의 IPO참여는 종목별로 일일이 본인의 서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상장주식중 외국인 투자가능규모 1~2조원수준에 비해 외국계펀드규모 과다

다음으로 베트남 주식시장이 규모도 크지 않은데다 단기적으로 너무 과열돼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베트남은 호치민거래소와 하노이거래소의 두 거래소가 있는데 호치민시장의 시가총액이 8조, 하노이 시장이 4조원 가까이 되므로 총시가총액은 12조원 정도된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49%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가능 시가총액이 6조원이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의 한도가 거의 차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가능 금액은 1~2조원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베트남 대형블루칩 PER(주가수익비율)이 30~50배나 달하고 PBR(주가 순자산비율)도 평균 4배로 버블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시장규모만 작은 것이 아니고 호치민 시장의 주가지수인 VN지수가 연초 300대에서 800포인트까지 급등한후 현재는 750포인트 전후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버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주도한 주가 상승이 아니고 외국인이 관망하는 가운데 베트남 내국인들의 폭발적인 참여로 빚어진 현상이다. 현재 호치민 시장의 평균 PER이 25배 수준이고 PBR은 4배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이 투자할 만한 대형 블루칩의 경우에는 PER이 30~50배 수준이고 그나마 외국인 투자한도가 거의 차 있는 상황이다. 2006년 연초 PER 전망치가 16배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수준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물론 장외에서 신규 IPO하는 경매에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상장주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큰 데다 외국인 펀드의 확대로 시장의 열기가 식기 전에는 부담스럽다.

베트남 당국의 상장주식에 대한 법인세 감면 조치도 2007년부터 폐지되는 점도 당분간 상장 메리트를 크게 떨어뜨려 내년 상반기 신규상장종목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외국인들의 참여부진으로 시장은 조정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계 베트남펀드의 운용능력과 운용대상확보 미지수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에 투자하는 외국계펀드의 규모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현재 부동산펀드를 포함한 베트남 관련 외국계펀드의 규모는 현재 19억달러(1조 8천억내외) 수준이다. 여기에 부동산 펀드가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해도 주식투자 가능 규모만 15억달러(1조 4천억 내외)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중 한국계 펀드의 규모는 5억달러를 넘어 주식 투자가능 펀드규모의 1/3을 넘는다.

또한 한국계 펀드의 설정시점도 대부분 2006년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펀드의 집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으로 현재의 여건에서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의 여건상 베트남 시장에 비해 한국계 펀드의 규모가 지나치게 큰 셈이다.

운용인력 구성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5~12년의 베트남 투자경력과 수십명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한 비한국계 베트남펀드(인도차이나 캐피탈, 드래곤캐피탈 등)에 비해 한국계는 고작 1~2명의 파견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열악한 운용환경 구조에다 베트남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큰 한국계 펀드에 기대하는 것은 다소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베트남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운용능력에 대한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펀드가입시점의 조절이 필요해 보이며 베트남 관련 펀드의 판매도 호흡조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상장주식위주로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의 경우 베트남 시장의 버블우려와 신규상장종목 '기근'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더 더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국내 금융기관들의 베트남 투자 쏠림현상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금융기관은 총 29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베트남이 전체의 44.8%인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 7곳(24.1%) 인도네시아 6곳(20.6%) 필리핀 2곳(6.8%) 태국 1곳(3.4%) 순이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이 17곳으로 가장 많이 진출해 있고, 손해보험사가 8곳, 생명보험사와 증권사는 각각 2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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