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공백 1년’ 짙어지는 이재용의 ‘컬러’

입력 2015-05-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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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 1년 동안 삼성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부회장이 처음 경영 전면에 나섰을 당시 외신들은 삼성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불안한 승계”라는 비평 일색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불과 수개월 만에 바뀌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삼성을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활발한 대외 행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문제가 생기면 몇날 며칠을 승지원이나 집무실에 틀어박혀 스스로 풀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회장과 달리 이 부회장은 현장으로 달려가 대화와 소통으로 최적을 답을 찾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 대화 나누길 좋아하고, 현안이 생기면 전문 경영인들과 스스럼없이 통화해 해결 방안을 찾길 좋아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년간 정보기술(IT)·금융·바이오 등 분야를 막론하고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 회장 지근거리에서 조용히 뒷자리만 지켜왔던 만큼 이 부회장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띄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가장 힘들 때 이 회장의 공백이 생겨 이 부회장으로서는 엄청난 부담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무거운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지 달려갔다. 더불어 국내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도 계속해서 이어갔다. 유창한 영어, 일본어 실력을 갖추고 있는 이 부회장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유력인사들과의 만남에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2013년 삼성전자를 각각 방문한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어깨동무를 하며 서초사옥을 나서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개최된 ‘앨런앤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는 이 부회장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달여 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독일과 영국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특허 소송을 전격 취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만나 특허분쟁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불안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숙원사업인 금융 사업 글로벌화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 부문의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맺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손해보험업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연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펼쳤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비즈니스 카운슬’에서 마스터·비씨 등 2~3개 카드회사 대표들을 잇따라 만났고, 지난 3월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차 떠난 출장길에서 중국 최대 국영기업 시틱(CITIC; 中信)그룹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금융 부문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오는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최고경영자 라운드테이블’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장젠칭 중국 공상은행 동사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지난 보아오포럼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의전을 최소화하고 격식을 차리지 않으며, 외부 수혈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이 부회장의 개방적인 업무 스타일이 삼성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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