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회복세를 자신했지만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한 73.6%를 나타냈다. 이는 2009년 5월 73.4%를 기록한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통상 정상 가동률 수준으로 보는 80%를 밑도는 기간도 3년 1개월로 늘어났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경기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잣대로 평균적으로 80%를 넘으면 재고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있다고 본다.
제조업 재고율도 123.9%를 기록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율이 상승한다면 그 만큼 재고가 많다는 것으로 경기가 나빠짐을 의미한다.
재고율은 2013년 이전까지는 120%를 밑돌던 수준이었지만 2014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1월에는 이번 달과 같은 수준인 123.9%를 나타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1월 126.4%를 나타낸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이 같은 재고의 증가가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이다. 경기가 침체돼 재고가 쌓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증가하면 경제 성장률이 올라간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경제성장률의 성장기여도 비중을 보면 재고는 50%를 차지했다. 이어 민간소비(33.3%), 투자(29.2%), 정부소비(20.8%)가 뒤를 이었으며 수입은 -29.2를 기록했다.
즉 재고 증가분을 빼면 우리나라 1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2.4%의 절반인 1.2%밖에 되지 않는다.
제조업이 부진함에 따라 수출 증가율 둔화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수출액(1~20일)은 전년 동기대비 11.1%가 감소한 272억54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월간 수출액이 10%이상 감소한 것은 2009년 8월 -20.9%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 누적 수출액도 1335억6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 부진의 핵심에는 제조업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2015년 1분기 제조업 실질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2009년 2분기 이후 23분기 만에 가장 낮다”고 했다.
이어 신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셀 수 없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 같은 수치는 정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다”면서 “경제 정책의 확실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