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900원선 붕괴 초읽기…엔화比 원화가치 7년만에 최고

입력 2015-04-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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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전선에 비상등…뾰족한 정책대응 수단 부재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원·엔 환율이 7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22일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4.09원 떨어진 100엔당 902.9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2월29일(895.57원) 이후 7년 2개월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2012년 6월만 해도 100엔당 1500원대였지만,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된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불과 2년 10개월 만에 엔화 대비 원화 값이 60%가량 절상된 것이다.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더 오른 것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증가하면서 원화 가치의 절상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갔으며 이달 들어서만 3조원 이상을 들여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저가 특별히 더 심화된 것은 아니더라도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게 되면 원·엔 환율은 하락한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한국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내용의 환율 보고서를 낸 것도 엔·원 환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100엔당 910원을 우리 정부가 지지할 방어선으로 여기고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경계해 왔다. 그러나 미 재무부의 보고서 발표 리 당국의 미이후 우세조정이 한층 소극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해졌는데, 이것이 원화 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0엔당 900원선을 코앞에 두고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설상가상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이달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수출규모(통관기준)를 작년보다 1.9% 감소한 5620억달러로 예측했다. 금융위기로 전 세계 수요가 급감했던 지난 2009년(-584억8,000만달러·-13.9%) 이후 6년내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수출 기업 10곳 가운데 3곳 이상이 원·엔 환율의 변동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국내의 수출 기업 453개(대기업 126곳, 중소·중견기업 327곳)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6일 발표하며 “국내 수출기업 중 32.2%가 원·엔 환율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수출 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 환율은 원·달러 94.5%, 원·엔 32.2%, 원·유로 29.4%, 원·위안 8.6% 순이었다.

원·엔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기업들은 100엔당 원화 환율이 2014년 연평균 996원에서 2015년 900원으로 약 10% 하락한다면 수출액은 평균 4.6%, 영업이익은 평균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엔저 해결에 뾰족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은 “엔저 대책은 자칫하면 외환시장 개입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에 대해서도 우려할 점이 많아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원·엔 환율을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며 “각기업이 제품 경쟁력, 서비스 경쟁력을 챙기는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금융이 어렵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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