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학여행 중인 단원고 학생 등 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했다. 2014년 11월 11일 수색이 종료됐지만 9명의 시신은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이 미증유의 참사를 계기로 정부는 국민안전처를 발족시키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정부 부처별로 시설물 등 안전점검이 실시됐다. 4월 16일 오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국민안전 다짐대회가 열렸다.
정부는 성수대교 붕괴(1994년 10월), 대구지하철공사현장 폭발사고(1995년 4월)가 나자 1996년부터 매달 4일을 ‘안전 점검의 날’로 운영해왔다. 또 이보다 앞서 1968년에는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7월 1~7일)을 설정한 데 이어 1987년 5월에는 매년 7월 1일을 산업안전보건의 날로 정했다. 그러다 2006년 3월 매년 7월 첫째 주를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으로 운영하는 걸로 정착됐다. 돌고 돌아 1968년 당시로 간 셈이다.
안전에 관한 날은 많다. 9월 9일은 원자력 안전의 날이다. 1986년 4월의 체르노빌원전 초대형 사고를 계기로 제정됐다. 5월 14일은 식품 안전의 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2년부터 식중독예방 캠페인 등 안전행사를 해오다 2011년부터 전후 약 2주간을 ‘식품안전 인식 주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중요한 것은 이런 대회 개최나 다짐보다 현장에서의 철저한 실천이다. 안전의 날과 행사가 많은데도 참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전체의 안전의식과 규정 준수가 정착되지 않으면 모든 활동과 다짐은 관변 기념행사가 될 뿐이다.
명심불망(銘心不忘), 세월호도 잊지 말아야 하지만 안전 실천도 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말아야 한다. 각골명심(刻骨銘心)도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