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니줌업]비티씨정보통신

입력 2006-12-18 10:15 수정 2006-12-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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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産苦 끝에 흑자전환…부활한 벤처 1세대 기업

코스닥시장 초창기를 풍미했던 '벤처 1세대'의 온전한 모습을 요즘 들어 찾기란 쉽지만 않다. 흐르는 세월 속에 주인이 바뀌거나, 불미스런 사고로 명예롭지 못하게 퇴장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지 않고 변신에 성공해 재도약하는 기업도 있다. LCD모니터 전문업체 비티씨정보통신도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벤처 1세대' 중 한 곳이다.

▲화려한 출발 그리고 위기

한 달에 60만개 이상의 키보드를 전세계시장에 판매하던 '잘나가던' 키보드전문업체로 코스닥에 입성한 것이 9년전. 그러나 코스닥입성 이후 업황 부진 등으로 변신을 모색해야만 했다.

비티씨정보통신이 선택한 것은 TFT-LCD 사업이었다. 첫해인 2000년 1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출발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1년부터 수출시장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1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적자의 터널에 들어선 것도 이때다.

주가도 주저앉았다. 1만원대를 넘보던 주가는 반토막 또 반토막이 거듭되면서 어느새 10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3년째 적자가 지속되던 2003년 김성기 사장이 취임했다. 그가 취임과 동시에 해야만 했던 일을 소위 '피를 묻히는 일'이었다.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를 정리하고 악성재고를 털어내는게 급선무였다. 무엇보다 300명에 달하던 직원을 100여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7년만에 본 한줄기 빛…흑자 전환

그렇게 2년이 넘도록 진행된 구조조정이 끝나고 2006 사업연도(9월결산법인)에 17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999년 이후 6년째 내리 적자만 냈던 비티씨정보통신으로선 금세기 들어 첫 흑자인 셈이다.

김성기 사장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재무안정성이 강화되고, 내부조직의 의사결정도 단순화됨으로써 적자폭이 줄고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비티씨정보통신은 내년 사업연도에 흑자규모를 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함께 지난 2003년 사업 구조조정으로 대폭 축소됐던 매출액도 다시 1000억원대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독자브랜드로 세컨드시장 공략

비티씨정보통신이 LCD모니터 업체로서 내세우는 경쟁력은 고급화·차별화 전략이다. LCD모니터시장이 대기업들의 가격인하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 저가형 이미지에서 탈피해 프리미엄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또 브랜드경쟁력이 대기업에 비해 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세컨드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세컨드시장이란, 거실 등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공간에 놓이는 모니터가 아닌 자녀 공부방 등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모니터 시장을 말한다. 적어도 세컨드시장에서는 브랜드보다는 제품으로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전략이다.

올해 초 런칭한 독자브랜드 '제우스'의 성장성에 회사측은 기대를 걸고 있다. 상당수 중소 LCD모니터 업체들과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 등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독자브랜드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20.1인치 와이드 모니터 '제우스 3000'가 판매 호조를 보인데 이어 최근 출시한 '제우스 5000H'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인치 LCD모니터에 고화질(HD) TV 기능을 지원,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OS인 윈도비스타를 설치한 PC에서도 최적을 화면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값받는 모니터시장 확보

김성기 사장은 "그 동안 가격경쟁으로만 치닫는 모니터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파는 모니터'로 위상을 다지는데 주력했다"며 "특히 20.1인치 이상 대형모니터를 주력제품으로 삼아, 타사보다 이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티씨정보통신은 지난 2003년 이후 주춤했던 수출시장 공략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내년 목표매출액인 1000억원 중 40%는 수출에서 확보한다는 것이다. 또 내시경용 의료용 모니터 등 특수모니터 시장과, DMB·NAVI 등 신사업 진출도 추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기술력 보강,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성기 사장, "꿈꾸는 것은 반드시 이룬다"

-신입사원에서 대표이사로…150억 적자기업 흑자로 바꿔

"그 부서로 가라면 차라리 사표를 내겠다"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봄 직한 말이지만, 실제로 꺼내기는 어려운 말이다. 비티씨정보통신의 김성기 사장은 이 말을 했다. 그것도 신입사원 시절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다음날 비티씨정보통신에 입사한 그는 공대를 나온 탓에 회사측으로부터 기술담당 부서 근무를 권유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영업담당 부서에 들어가고 싶어했고, 결국 '사표를 내겠다'는 당돌한(?) 발언에 힘입어 구매부서로 배치됐다.

이후 입사 5년째인 1994년부터는 해외영업팀 등을 맡았고, 회사가 키보드제조업체에서 LCD모니터 업체로 변신한 이후인 2001년부터는 디지털디스플레이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회사가 주력업종을 바꾼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며 내리 적자를 기록하던 2003년 10월 사장으로 발탁되며 '구원투수'를 맡았다.

10년이 넘도록 다닌 회사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구조조정이었다.

적자사업부 정리 등과 함께 300여명에 달하는 동료 직원들을 100명으로 감축해야했다. 취임하던 해인 2003년 150억원에 육박하던 적자는 2004년 75억원, 2005년 39억원으로 조금씩 줄어들더니 올해 사업연도에는 1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취임 2년여만에 일궈낸 성과였다.

회사 사정이 개선되면서 과거에 구조조정 여파로 회사를 떠나야했던 직원들도 하나 둘씩 회사로 복귀하면서 김 사장도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흑자폭을 더욱 늘려 고생했던 직원들에게 보너스도 주고, 주주들에게도 보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재와 미래기술에 올인하겠다”는 김사장. 또 파이낸싱의 안정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시스템이 중소기업 CEO의 주요 덕목이라고 강조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

1989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4년만에 사회생활 첫 직장의 사장직에 오른 그가 흑자전환에 이어 내년에는 또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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