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달라진 풍경은 아직 없지만, 업무 스타일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삼성전자가 13년 만에 재도입한 자율출퇴근제가 13일 본사 기준으로 전면 시행됐다.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직원들은 자율출퇴근제 덕분에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자율출퇴근제는 하루 4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주 40시간 주 5일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하루 기본 4시간과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평일 오전에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여행을 가거나 주말 여행 이후 월요일 오후에 출근할 수 있다.
삼성은 탄력적인 근무시간 제도를 일찍부터 시도했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발표한 직후인 그해 7월 그룹 전체 계열사에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의 조기출퇴근제인 ‘7·4제’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7ㆍ4 제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지만, 현실과 조화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1998년 7월부터 부분적으로 철회됐고, 2002년 그룹 차원에서 전면 폐지됐다.
2009년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 근무하는 자율출근제를 시범시행한 바 있다. 이후 이 제도를 2012년 수원 DMC연구소(완제품 부문)에 첫 도입하기도 했다.
삼성의 자율출퇴근제는 일률적인 출퇴근시간에서 벗어나 육아 등 개인일정을 고려해 업무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또 업무 효율이 높은 시간대를 선택해 임직원들의 창의성과 몰입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자율출퇴근제 시행으로 직원들은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아직 완벽하게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회사인만큼 해외 시차 등을 고려해 원하는 시간에 일을 집중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 및 다른 사업부문 계열사에도 자율출퇴근제를 점진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유연한 근무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재계 전반에 자율 근무체제가 확산될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효율적인 시간 운영과 업무를 위해 부서별로 진행하던 자율출퇴근제를 확대한 것”이라며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져 긍정적인 업무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