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주 골목대장 꿈꾸는 구글처럼

입력 2015-04-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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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국제팀장

올해 1월 미국 검색엔진인 구글이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벤처 ‘스페이스X’에 10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로켓 발사 비용을 100분의 1로 낮추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는 스페이스X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려 지구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와 연계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였습니다.

구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위성 사진 등 우주를 활용한 서비스가 확산되면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로켓 발사 기술을 개발하는 스페이스X를 지원하게 돼 매우 설렌다”고 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2002년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창업한 벤처회사입니다. 한 번에 8000만 달러(약 900억원)라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는 로켓 발사 비용을 줄여보고자 로켓과 우주선을 재활용해 우주로 발사하는 등 도전정신이 무궁무진한 기업입니다. 스페이스X가 저렴한 비용으로도 가능한 로켓 발사 기술을 내놓는다면 인공위성을 일상에 사용하는 길도 열릴 겁니다.

이와 궤를 같이해 구글은 지난해 6월 위성영상 서비스업체인 스카이박스이미징을 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유의 거대 비행장 시설을 12억 달러를 주고 60년간 사용하기로 하는 등 우주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열심히 깔고 있습니다. 구글의 우주 진출이 성공하면 회사가 개발한 무인자동차를 행성 탐사선에 응용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우주 사업은 상상처럼 녹록지는 않은가 봅니다. 지난해 미국에선 민간기업이 쏘아 올린 로켓과 우주선이 폭발해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그럼에도 미지의 세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미국의 힘인 것 같습니다. 상식을 깨는 신기술을 개발했을 때의 기쁨도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초점을 국내로 맞춰보겠습니다. 우리 동네에 P 브랜드의 빵집이 있었습니다. 장사도 곧잘 됐지요. 어느날 옆 상가에 더 목이 좋은 가게가 나왔습니다. 빵집 사장님은 그곳으로 이전하며 브랜드를 T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장님이 원래 장사를 하던 자리에 P사가 직영점을 냈습니다. 인테리어도, 빵 종류도, 종업원도 사장님의 가게와는 비할 바가 못됐습니다. 그 빵집에 갈 때마다 사장님은 한숨을 쉽니다.

국내에서 일부 대기업들의 제살깎아먹기 경쟁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부 지역에선 대기업들이 빵집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아웃렛, 한식뷔페 등의 개점을 추진하면서 지역 소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여기다 작년 12월에는 스웨덴의 대형 가구업체가 경기도의 한 지역에 들어서면서 국내 골목상권 논란에 가세했습니다.

이게 구글과 테슬라의 우주 사업 추진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요? 구글과 테슬라는 현재 글로벌 IT 기업입니다. 현재의 사업만으로도 미래의 청사진이 그려집니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어느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올해로 60살,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올해 43살. 이들이 불로장생하지 않는 한 100년 후면 이들의 이름도 역사의 한 편을 장식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60년간 비행장 시설 임대 계약을 맺었다는 건 후대를 위한 진정한 백년대계를 실천하고 있다는 거겠지요.

국내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재벌 2~3세들의 나이도 이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미 차고 넘쳐 포화상태인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고, 자신보다 더 약한 자들의 밥줄을 위협하는 행위는 낯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골목대장보다는 국경 없는 무한시장, 우주에 또 하나의 지구촌을 건설하는 데 앞장을 서보는 건 어떨까요.

우주시대에 인류가 먹을 식량이나 의류, 주택 개발에 투자하고, 더 나아가 그 유통 방법을 개발한다면 골목대장 노릇보다는 더 좋은 돈벌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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