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은의 히든챔피언, ‘히든’이 상책은 아니다

입력 2015-03-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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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샛별 금융시장부 기자

5년간 28개. 수출입은행이 지난해까지 히든챔피언 육성대상 선정을 취소한 기업의 수다.

업계의 큰 기대 속에 지난 2009년 탄생한 수은의 히든챔피언 사업은 6년이 흐른 지금 만신창이다. 우리나라 허리를 책임질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한다는 원대한 목표도 그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 배경에는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의 부진이 있다.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의 34.8%가 매출이 하락했으며,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기업도 30% 이상 됐다. 2013년 히든챔피언 육성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우양에이치씨는 지난 5일 최종 부도처리됐고, 이 보다 앞선 2012년 히든챔피언 인증을 받은 모뉴엘 역시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때문에 수은은 매년 6월 정기평가를 시행, 기준에 미달할 경우 히든챔피언 선정을 취소한다. 올해 3월까지 총 30개 기업이 선정 취소 처리됐다.

하지만 이 마저도 뒷북이다. 수은은 우양에이치씨가 부도처리되기 일주일 전에서야 부랴부랴 선정을 취소했고, 모뉴엘 역시 재무건전성 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까지 히든챔피언 간판을 달고 있었다.

수은은 또 히든챔피언 선정 취소 기업을 외부에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5년간 28곳, 올 들어 2곳 등 30개 기업이 히든챔피언 선정이 취소됐지만, 어떤 기업이 무슨 이유로 선정이 취소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기업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수은과 거래 관계가 없어서 취소되기도 한다”라며 “공지는 하지 않지만 해당 기업에는 취소 여부를 알린다”고 말했다. 히든챔피언 인증기업을 홈페이지에 공지해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눈을 피해 비공개로 이뤄지는 절차에는 부정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숨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미 너덜너덜해진 히든챔피언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싶다면 선정과 취소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히든챔피언은 투명한 ‘선정 과정’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관리를 통한 ‘육성’에 방점을 둬야 한다. 그것이 이 사업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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