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별세

입력 2006-11-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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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좁아지고 운송인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저는 운송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지난 1994년 한진해운 사장 취임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 한국해운업계의 큰 별인 조수회 회장(사진)은 26일 오전 7시 16분 자신의 뜻을 채 펼치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했다.

한진해운은 26일 "조수호 회장이 지병으로 26일 오전 7시 16분 서울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1954년 인천에서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3남으로 태어나 미국 USC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19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한진해운과 인연을 맺은 그는 1994년 대표이사 사장, 2003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해 국내외 해운산업 발전과 한진해운이 세계적인 선사로 성장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91년 우리나라가 국제해사기구(IMO)에 가입할 때 각국 대표들을 찾아다니면 협력을 요청해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으며 이어 94년 IMO 이사국으로 연임되는데도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또 지난 1993년부터는 세계 컨테이너선사 최고경영자 모임인 박스클럽(BOX CLUB) 멤버로 활동했고 95년부터 97년까지는 세계최대의 컨테이너 항로인 북미항로에 취항 중인 선사들의 협의체인 북미항로 안정화 협정(TSA, Transpacific Stabilization Agreement)의 제4대 의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1993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대의 민간해사기구인 발틱 국제 해사기구 협의회(BIMCO)의 이사, 1999년에는 동 기구의 부회장으로 국제해운업계에서 한국해운의 위상제고 및 권익보호를 위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특히 조 회장은 '수송보국(輸送報國)'이라는 선친 故 조중훈 회장의 뜻을 이어 해상운송과 같은 수송사업은 개인적으로는 이익이 없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기간산업이라고 믿었다.

조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선경지명적 경영감각, 과감한 용단과 탁월한 추진력으로 세계 해운시장을 놀라게 했다.

1994년 사장 취임 이후 한진해운은 세계 해운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뤄내어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해운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초석을 다졌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종합해운선사로 키우기 위해 컨테이너선 부문과 벌크부문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LNG 수송 등 고부가가치 부문 신규사업 진출을 추진, 1995년 9월 LNG 수송사업 진출을 비롯하여 탱커사업을 적극 확대함으로써 벌크 부문의 다각화를 추진했다.

조 회장은 '변화와 혁신', 프로의식을 바탕으로 한 '신뢰경영'과 '고객 감동 서비스'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생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반적으로 운송사업은 변화에 얼마나 발 빠르게 적응하고 정보의 수립과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며 "아버님은 사업을 99%의 노력과 1%의 운으로 풀이 하시는데, 좋은 기회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같은 선친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에게 항상 프로의식과 책임을 얘기했다.

또 열린 경영과 투명 경영을 강조 실천하여, 한진해운이 주주 및 회사 전 구성원과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 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조 회장은 이런 경영에 관한 부분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에게도 항상 존대하며 권위주의를 배격한 소탈한 성격으로 정평이 났다.

또 전세계 200여 개에 달하는 해외 지점소에 과감한 권한 위임을 항상 강조하면서 밑에서 소신 있게 기획안을 제출하면 포용력 있게 가능한 한 존중해 주었다.

그는 기업경영에서도 조직이나 부서간에 '휴먼 릴레이션'을 제일 강조했으며 사장 재직 시 회의를 진행할 때도 격식을 없애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도록 했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은 한진해운만의 리더가 아니라, 우리 해운업계, 나아가서는 세계 해운업계를 이끌어 가는 리더였다"며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신념, 그의 철학, 그의 경영관을 마음껏 펼칠 21세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최은영 씨와 두 딸이 있으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영안실 30호에 마련됐으며 한진해운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1월 29일 한진해운 여의도 본사에서 열리고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해인사 미타원으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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