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농업의 미래, 첨단기술 융복합으로 밝힌다

입력 2015-02-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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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입춘이 갓 지난 2월의 첫 번째 토요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화훼농가를 찾았다. 날씨가 조금 풀리는가 싶더니 다시 강추위가 오려는지 바람이 차가워진 날이었으나 훈훈한 온실 안에 들어서 안스리움(Anthurium) 꽃이 빨갛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니 겨울이 이미 다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스리움은 ‘청초’ ‘사랑에 번민하는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진, 짙은 녹색의 두껍고 윤기나는 잎이 특징인 식물이다. 안스리움이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 꽃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만큼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농가에서 안스리움을 재배하기에는 난방비 부담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날 방문한 농가에서 안스리움을 이토록 탐스럽게 기르는 데 지불한 난방비는 얼마일까? 2947㎡(약 1000평)의 온실을 경영하는 데 연간 900만원 남짓이라고 한다. 같은 면적을 경유로 난방하는 경우 36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과 비교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난방비 절감의 비법은 지열이다.

지열은 신재생에너지로 겨울에는 땅속 열(10~15℃)을 40~50℃로 증폭시켜 난방에 활용하고 여름에는 땅속 낮은 온도(15~20℃)를 냉각해 냉방에 활용할 수 있다. 온실에 지열 냉난방시설을 설치하면 경유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70~80% 절감할 수 있다. 시설원예 작물은 난방비가 경영비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은 농가 소득 증대 및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지열 냉난방의 효과에 대해 한참 설명하던 농가가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온실 내·외부 온도, 습도, 일조량, 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변화가 그래프로 나타나 있다. 첨단 센서로 재배환경에 대한 정보를 감지하고, 적합한 환경으로 적기에 제어할 수 있도록 ICT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온실에 오지 않고도 시설환경 및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으니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지열 냉난방시설에 ICT까지, 농업도 첨단을 걷고 있다.

정부는 농업분야 에너지 절감을 위해 지열·발전소 온배수 등을 이용해 냉난방할 수 있는 설비의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농업분야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경유에 비해 냉난방비용을 70~90% 절감할 수 있으며 파종시기 등의 조절을 통해 생산량 증대도 가능해진다.

또한 원예시설 현대화의 일환으로 ICT 융복합을 지원하고 있다. 농가는 컨설팅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실제 ICT 접목을 위한 각종 시설들, 예를 들어 온실 내·외부 환경 센서, 복합환경제어시스템 및 이산화탄소 발생기, 양액공급시스템, 보광등, 환풍기 등도 지원하고 있다. ICT를 활용하면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및 관리,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재배기술 개선 등을 통해 생산량과 품질 면에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온실 환경의 적정한 관리를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하고, 심지어 온실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던 시설원예 농업인의 삶에도 여유가 생긴다.

오늘날 우리 농업은 농업 강국과의 연이은 FTA 체결 등으로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고령화 등으로 경영규모와 생산성이 낮은 수준에 정체돼 있는 등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을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날 안스리움 재배 농가가 보여준 환한 미소에서 우리 농업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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