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주제에 치킨 처먹고 있냐?” 아파트 주민, 경비원 폭행

입력 2015-02-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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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주제에 치킨 처먹고 있냐?” 경비원에 '갑질' 폭행

치킨을 먹고 있던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갑질’을 한 아파트 주민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pmsokok’라는 ID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8일 오전 11시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필자가 목격한 경비원 수난사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어느 날 밤 12시쯤 정문초소 경비원과 누군가가 서로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하고 있었고 경찰까지 출동했다.

글쓴이가 전한 싸움의 전말은 정문초소 앞 상가 건물에 치킨가게가 있는데 치킨 가게 사장이 “경비 아저씨들 늘 수고가 많다”며 밤 11시50분쯤 치킨을 가져다줘 경비반장과 경비대원 두 사람이 치킨을 먹었다.

이 때 만취한 40대 남성이 경비실 쪽문을 열며 “야 XX놈들아 경비 주제에 월급 쥐꼬리만큼 받아서 근무 시간에 치킨 사 처먹고 자빠졌냐? 근무 똑바로 서”라고 했다.

이 남성은 옆 출입문으로 들어와 탁자 위에 놓여있던 치킨을 발로 걷어찼다. 바닥에 떨어진 치킨조각을 구둣발로 담배꽁초 비비듯 짓이겨놨다. 여기에 경비반장의 멱살을 잡고 "너희들 모가지 다 잘라버릴 거야. XX놈들"이라고 욕을 했다.

이에 싸움이 이어졌고, 경비반장의 옷이 찢기기까지 했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사람은 그 아파트에 사는 40대 남자이고, 경비 아저씨들은 60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 측의 후속 조치도 미흡했다. 다음날 경비반장이 관리사무소장의 호출을 받고 갔더니 소장은 “난동을 부린 그 사람은 몇 동 몇 호에 사는 주민인데, 여기 근속하고 싶으면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빌어야 한다”고 했다.

경비반장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글쓴이에게 “이 아파트 주민의 99% 이상이 좋은 사람들인데, 가끔씩 그런 사람이 있다”며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내 자식들도 마흔이 넘었고, 그 자식(입주민) 못지않은 직장에 다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경비반장의 소식이 궁금해 알아봤더니 그만뒀다며 글쓴이는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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