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이 등장한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순익은 오히려 10% 이상 줄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한 업주의 하소연이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주문·결제가 끝난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치킨, 피자 등을 주문하는 고객이 늘면서 동네 음식점들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속 업체들은 배달앱이 요구하는 수수료가 높아 매출 증대가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배달앱에 가입한 업체들은 “1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로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단골 손님마저 앱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토로한다. 그렇다고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배달앱을 무작정 외면할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이에 대해 “앱을 통해 결제할 경우 발생하는 운영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며 “수수료가 오프라인 업체들의 이익을 빼먹으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최근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부정적 여론이 일고, 대형업체의 신규 진입으로 배달앱 경쟁이 심화하면서 다행히 수수료율은 다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배달통은 지난해 4월 수수료를 6.5%에서 4.5%로 낮춘 데 이어, 11월에는 2.5%로 하향 조정했다. 요기요도 신규 가맹점과 기존 가맹점 수수료를 12.5%로 단일화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월 9%에서 주문접수 방식에 따라 5.5~9%로 차별화했다.
하지만 가입 업체들이 이를 공감하기에는 아직 체감도가 현저히 낮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입 업체의 업주들은 고객들에게 “배달 앱으로 주문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업주들의 하소연에 일부 소비자들은 “가게에 직접 전화해서 주문하자”며 동네 살리기 운동에 나서기도 한다.
배달 수수료가 논쟁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일각에선 ‘수수료 무료’까지 등장했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는 수수료 없는 모바일 배달 앱을 표방한 ‘디톡’을 시장에 선보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국내 주요 배달 앱이 높은 주문 수수료를 업체에 부과해 오자 협회가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한 것이다. 협회 측은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가입 업체에서 월회비 1만5000원을 받아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회원수는 현재 6만8000여개에 달하며, 전화 한 통이면 바로 협회 등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성공한 만큼 비판적 시각으로 몰아 가기보다 고객 편의, 배달업체 수익, 배달 앱 사업환경 등을 골고루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적절한 규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