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3차 대전, 일자리전쟁”

입력 2015-01-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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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클린프턴 ‘일자리 전쟁’

“3차 대전은 일자리 전쟁이 될 것이다!” 여론조사기업인 갤럽 CEO의 경고다. 짐 클리프턴의 ‘일자리 전쟁’(북스넛)은 세계 각국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말해준다. 직관에 의한 전망이 아니라 갤럽이 6년간의 조사를 거쳐 얻은 결론에 근거한 전망이다.

갤럽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70억 인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다. 여기서 양질의 일자리는 주당 평균 30시간 이상 꾸준히 일할 수 있고, 고용주로부터 정기적으로 일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다. 이른바 정규직이 양질의 일자리다.

갤럽이 75년 넘게 벌여 온 세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할 때, 세계를 획기적으로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18억개의 일자리를 즉각 창출하는 것이다. 왜 18억개인가. 상근직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30억명인데 반해 공급되는 일자리 숫자는 12억개에 불과하다.

실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 가운데 50%가 실업 상태이고, 그 외에 10%가 현재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 양질의 일자리를 더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저자는 향후 30년의 미래를 이렇게 결론 내린다. “향후 30년을 좌우할 힘은 정치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이며, 경제력은 주로 일자리 창출과 양질의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일자리 창출은 원활할까. 저자의 전망은 어둡다.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GDP 성장률의 획기적 증가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 까닭에 저자의 전망을 흘려버릴 수만은 없다. 여기에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현상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수십년 전 만들어진 수도권 억제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의 정책당국자들은 저자의 첫 번째 주장, 즉 “도시에 답이 숨어 있다”는 제안에 주목해야 한다.

“나는 대도시들과 우수한 대학들, 그리고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연합 전선을 펼칠 때 돌파구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세 세력 가운데 초석이 되는 것은 도시들이다.”

도시의 GDP 및 일자리 창출 결과가 도시별로 격차가 심한 편이다. 따라서 국가보다 도시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보다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 역시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GDP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신생기업의 출현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은 교육제도의 개선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육 초점을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들이 희망을 품은 채 자유로운 기업가정신을 키울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기업가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국가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도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대규모 기업에 의한 대량 생산이 지배하던 시대로부터 교육은 크게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제안들의 공통 기반은 생각의 변화와 맞닿는다. 오랫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생각이나 사고의 틀을 흔들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선택들이다. 혁신이 반드시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혁신의 대상 가운데 으뜸은 생각 자체에 대한 혁신이란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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