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평점 테러, 한효주의 잘못인가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5-01-26 07:40 수정 2015-01-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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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한효주(뉴시스)

‘1.6’... 오는 2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쎄시봉’의 평점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 신작이자, ‘응답하라 1994’ 정우, ‘추격자’ 김윤석, ‘밀회’ 김희애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을 갖춘 최고 기대작의 평점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초라하다.

“이 영화도 곧 평점테러가 시작되겠네” “제발 진실은 은폐하지 않았으면” “이거 불매운동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등의 의미심장한 댓글이 가득하다. 대다수 네티즌이 거침없이 ‘0점’을 부여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 이면에는 배우 한효주가 있다. 지난 2013년 7월,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부대 내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모 일병 사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내막을 다루기도 했던 이 사건에 한효주의 동생이 연루돼 있다. 김 일병에 대한 가해자 중 그에게 군장 구보를 시킨 한모 중위가 바로 한효주의 동생이라는 것.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은 한효주를 향했다.

공군은 “구타ㆍ폭언ㆍ가혹행위 등은 없었다. 군장구보는 군인으로서 통상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이고 입대 전부터 있었던 김 일병의 병리적 성격이 자살에 이르도록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한 중위가 지난해 9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쎄시봉' 스틸(CJ엔터테인먼트)

“지속적인 괴롭힘과 얼차려로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는 유가족의 주장은 계속됐고, 김 일병은 순직 처리됐다. 그 이면에 수많은 의혹이 여전히 존재한다. 숨진 김 일병은 말이 없고, 법정은 해당 사건을 기소유예로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의혹에 대한 진실 요구와 비판, 사회 정의 구현의 대상은 사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공군 담당 수사부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검찰에 있다. 한 중위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그의 누나라는 이유만으로 한효주에게 온전히 쏠린 현 상황은 상식 밖이다.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Margaret Peterson Haddix)의 ‘클레임 투 페임’(Claim to Fame)에 따르면 공공의 잘못에 대해 대중의 비난은 유명인을 향한다. ‘김 일병 사건’에 대한 분노가 한효주를 향하는 것 역시 당사자의 과오와 잘못보다는 그가 유명인이기 때문이라는 점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 과거 냉전 시대 ‘연좌제’라는 사회 불합리한 통념이 2015년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재현되고 있다. “동생이 잘못했으니 누나가 사과하라”라는 맹목적인 주장과 그가 출연한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벌어진 ‘평점 테러’는 그야말로 대중에 의한 ‘마녀사냥’이 아닐까.

‘쎄시봉’이라는 영화는 출연 배우만의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감독, 제작자, 투자자, 스태프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다. 더욱이 이 영화는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의 노래와 인생으로 그 시절 젊음을 향유한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관객의 것이다. 한효주에 대한 ‘마녀사냥’은 영화의 주체인 관객의 눈을 가리며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하나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이 맹목적 폭력에 가려 이성적 판단을 저해한다. 영화가 개봉 전 가진 기대와 책임은 막중하다. 한효주에 쏠린 시선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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