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액면분할 촉구…바쁘게 '득실' 따지는 재계

입력 2015-01-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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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저유동성 종목의 액면분할 촉진을 위해 주요 상장법인 공시책임자 조찬간담회가 20일 오전 열렸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고가주’ 기업을 대상으로 액면분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업의 수용여부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다양한 입장과 견해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고가주를 대상으로한 거래소의 액면분할 촉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일궈낼지, 기업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등 1주당 100만원을 뛰어넘는 고가 주식 기업의 재무 관계자들을 모아 '액면분할'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1주당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작업이다. 1주당 100만원의 주식을 10% 액면분할하면 1주당 가격은 10만원으로 내려온다. 당연히 전체 주식은 1주에서 10주로 늘어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 전체 시가총액의 변화는 없다. 자산을 포함한 기업가치 역시 액면분할 이전과 다름없이 주가에 반영된다. 다만 액면분할은 거래량을 활성화시키고 유동성을 확대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날 오전 기준 1주당 138만1000원에 거래중인 삼성전자가 10분의 1로 액면분할하면 1주당 가격은 13만810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203조에 이르는 전체 시가총액은 변화가 없지만 총 주식의 수는 10배로 늘어난다.

액면분할이 이뤄질 경우 소액 투자자도 삼성전자 주식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그만큼 투자자의 범위가 넓어지는 셈. 동시에 호재에 더 높이 오르고,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징도 생긴다.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지면 개인들이 우량기업 주식에 투자하기 쉬워지는 셈이다.

이는 투자자 범위가 확대되고 유동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초 132만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여 동안 5% 상승에 그쳤다. 몸집이 큰 탓에 기관투자자 중심의 투자가 이뤄졌고, 그만큼 삼성전자는 소액 주주의 사정권에는 쉽게 들어서지 못했다.

거래소가 기업들에 액면분할을 요청한 배경은 정부의 배당촉진 정책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개인이 보유한 우량기업 주식 수가 늘어나면 그 기업이 배당을 늘렸을 때 혜택이 개인들에게도 돌아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부유출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거래소는 기대하고 있다.

일부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기업들이 액면분할에 소극적인 이유도 분명하다.

국내외 투자자 가운데 고가주에 뛰어드는 이들은 대부분 기관 투자자 또는 외국자본이다. 여기에 큰 손을 휘두르는 불리는 슈퍼개미들 일부도 고가주 투자자에 속해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굳이 투자자 영역을 확대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대장주 기업이라면 소액과 고액을 차치하고라도 주주가 많아지는 것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미 주가가 충분히 올라있고 기업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면 굳이 투자자 범위를 확대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같은 액면분할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액면분할을 촉구하는 거래소와 이를 수용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액면분할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 재무담당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뚜렷한 목적과 이득이 없다면 굳이 액면분할에 나서야할 이유가 없다”며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거꾸로 악재에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엠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지면 개인 등 투자자 범위가 넓어지는데, 이 경우 (유동성이 확대돼) 기업 내재가치 대비 시장가치(주가)가 낮았던 주식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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