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스포츠를 좋아해] 마이크 대신 배트 ‘건강한 외도’

입력 2015-01-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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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직업 스트레스 날리고…종목별로 팀 꾸려 인맥 관리…‘제2의 도약’ 생계형 참여도

“퍽!” 강속구가 포수 글러브에 꽂혔다. 야구공에 엔진이라도 장착한 걸까. 투수 손끝을 떠나기가 무섭게 타자 무릎 안쪽을 파고든다. 시원시원하고 간결한 투구 폼엔 군더더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3일 경기 양주의 백석야구장에서 열린 연예인 야구단 폴라베어스와 조마조마의 경기 장면이다.

이들은 멤버 전원이 연예인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 야구단이다. 그러나 얼핏 보면 프로야구 2군 경기쯤으로 착각할 만큼 갖출 건 다 갖췄다. 멋스러운 유니폼에 프로선수 버금가는 장비, 경기에 몰입하는 눈빛, 거기에 돋보이는 외모와 쇼맨십까지 지녔으니 프로야구 선수로 착각할 만하다.

평소 가수 혹은 연기자로서 ‘내가 아닌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스타들에게 야구는 스포츠 이상의 각별한 존재다. 일탈을 허락하지 않는 연예계에선 ‘연예인이 아닌 나’를 느끼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스타들의 그라운드를 향한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연예인 야구단은 재미삼아, 폴라베어스, 천하무적, 스마일, 알바트로스, 메세나, 조마조마, 이기스, 라바, 공놀이야, 외인구단, 그레이트, 한(恨) 등 80여개나 된다. 팀당 최소 10여명 많게는 50명에 이르는 구단도 있다. 결국 수천명의 연예인이 동호인 야구단에 소속돼 있는 셈이다.

야구만이 아니다. 축구, 농구, 골프 등 스타들의 스포츠 참여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 해소가 첫 번째 목적이다. 하지만 스타들의 스포츠 참여에는 일반인과는 다른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비밀스런 일탈이다.

연예인이라는 특수 직업 속에서 불규칙한 생활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절제할 수밖에 없는 언행 제약이 이들을 하나둘 그라운드로 불러 모았다. 음주가무가 아닌 스포츠를 통해 소홀했던 건강을 챙기며 그들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마음 편히 나눌 수 있다. 게다가 인맥을 형성하는 데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이들 스타들의 스포츠 참여는 그룹을 통해 활성화됐다는 점이 특별하다. 조직적 서열화를 중시하는 연예계에서 인맥은 절대 소홀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야구와 축구, 농구, 골프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들은 그 속에서 은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건강과 인맥관리까지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를 대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모두가 순수 열정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홍보형 스포츠 참여와 생계형 스포츠 참여도 엿볼 수 있다.

기업 또는 스포츠 용품사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스포츠단이 그것이다. 반면 스포츠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노리는 스타도 있다. 경쟁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스타들이 스포츠로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다. 일종의 틈새시장 공략이다. 이들에게 연예 활동을 통해 축적한 인지도와 인기는 가장 큰 재산이다. 특히 골프는 스타들의 인생 이모작 주 무대로 레슨과 방송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스타들이 많다.

이 같은 스타들의 스포츠 참여는 대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해당 종목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 무관심 종목이 재조명되면서 기업 후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타들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스포츠 현장이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스타에게 스포츠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또 다른 나’, ‘또 다른 도전’, 그리고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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