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편승한 집값 상승은 '부동산 버블'

입력 2006-10-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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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에 대한 기대심리로 집값이 오르는 것은 전형적인 부동산 버블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고분양가가 주변지역 집값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심리 자체가 버블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만큼 집값이 오른다하더라도 그폭은 작을 것이며, 신도시 주택 공급이 완료되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분양가가 집값 끌어올린다는 기대 심리 확산

지난 5월 청와대의 이른바 '버블세븐' 언급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집값이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9월 이후 다시 들먹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때아닌 집값 '이상 고온현상'의 근본원인은 바로 고분양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말 판교신도시 중대형평형 분양때 부터 점화된 고분양가 논란은 주변 새아파트 시세가 평당 1000만원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가 평당 12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하며 본격화됐다.

여기에 은평뉴타운이 가세하면서 하락세를 거듭하던 강남 재건축 값도 다시 들먹거리기 시작했을뿐 뿐 아니라 양주,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서의 집값 상승세로 확산되고 있다.

즉, 지금 입주를 시작한 새아파트의 값이 평당 500만원 수준이라도 신규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 이상 높게 책정된다면 평당 700만~800만원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신도시 인근 지역 집값 강세의 주 원인이다.

고분양가에 힘입어 지난주 전국 집값은 올 들어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의 1차 '수혜지역'인 파주시 기존아파트의 상승세가 컸다.

◆고분양가 효과, 분양 당시만 '반짝'

하지만 이 같은 고분양가가 집값을 올릴 것이란 기대심리에 편승한 집값 상승은 전형적인 '부동산 버블'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몇몇 아파트가 고분양가로 성공적인 분양을 마쳤다하더라도 이는 그 아파트에만 해당될 뿐 인근 다른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는 경우를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을 제외하곤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개발 호재도 없이 주택공급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주택이 인근 고분양가에 자극을 받긴 어려울 것이란 점도 버블론의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분양한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새광명 현진에버빌의 경우 당시 평당 1000만원이란 초고분양가에 분양해 주변 집값을 잠시 자극했으나 결국 별다른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았었다.

실제로 새광명현진에버빌이 평당 1000만원의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을 시작하자 당시 2억7000만~2억9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인근 새아파트 철산동 도덕주공파크 33평형의 경우 2,3개월 사이 3억~3억3000만원까지 3000만원 가량 매매가가 올랐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현재 3억1000만~3억4000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 가격도 최근들어 1000만원 가량 오른 것임을 감안한다면 당시 올랐던 가격이 3년 이상 유지된 셈이 된다.

그나마 도덕주공파크는 오히려 상황이 좋은 편이다.

새광명 에버빌의 높은 분양가에 300만~500만원 가량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인근 광명동 일대 기존 아파트들의 경우 재건축 기대심리가 없는 아파트는 모두 3년째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고양시 행신동 SK뷰1차는 최근 분양한 인근 행신동SK뷰3차의 고분양가 책정 이후 가격이 적지 않게 올랐지만 이는 파주신도시 등 인근 개발호재가 뚜렷한 데 더 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 고분양가 편승한 집값 과열은 전형적 부동산 버블 한 목소리

수목부동산 연구소 양은열 소장은 "주택 공급량이 충분한다면 단지 인근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 만으로 기존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라며 "더욱이 신도시 아파트는 입지나 품질면에서 기존 '난개발' 아파트보다 훨씬 우월한 만큼 가격이 오른다하더라도 소폭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뚜렷치 않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자 공영개발을 담당하는 건설교통부나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잇따라 분양 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을 실시할 방침을 정하고 있어 현재 예상되는 고분양가가 현실화되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교부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은평뉴타운 고분양가가 사회문제가 됐던 만큼 공공개발 아파트는 가급적 분양가를 억제할 방침"이라며 "고분양가에 편승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위"라고 말했다.

또 실체가 없는 미래의 고분양가를 예상해 집을 사는 것은 전형적인 부동산 버블을 기대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어 현재의 집값 상승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집값이 고분양가에 대한 기대심리로 오른다 하더라도 이는 비정상적인 상승분이라 볼 수 있는 만큼 차후 '버블 붕괴'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뱅크 길진홍팀장은 "주변 개발 호재 등 집의 자생적 가격 상승요인 없이 고분양가에 대한 기대로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전형적인 가격 거품을 노리는 셈"이라며 "얼마전 검단신도시 지정과 함께 순식간에 팔려나간 아파트처럼 입지나 단지자체적인 강점이 없는 아파트는 그야 말로 '버블'로 인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5대 신도시의 선례에서도 볼 수 있듯 신도시 발표 직후는 기대심리로 집값이 오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인 만큼 현재 실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집은 그대로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5대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한 92년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서울 집값은 완만한 안정세를 보였다"며 "지금 계획 중인 신도시가 입주할 무렵은 90년대보다 주택보급률이 더 높을 것인 만큼 강남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집값 안정세가 뚜렷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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