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중국서 몰락한 이유는?

입력 2014-1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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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매업체에 제품 대량으로 팔아 실적 좋은 것처럼 꾸민 편법 판쳐

▲월마트가 중국에서 몰락한 가장 큰 이유로 현지 매장의 독단적인 판매 관행이 꼽혔다. 사진은 상하이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냉동고기를 고르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지난 수년간 중국이 가장 잘 나가는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8월 돌연 주요국 가운데 중국에서의 실적이 가장 안 좋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경영진 교체와 직원 감원 등 혹독한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증언과 내부문서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마트의 중국 사업은 독단적인 판매 관행과 부적절한 회계관행으로 망가져 가고 있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월마트는 다른 업체보다 낮은 제품 가격과 유통 과정에서 낭비를 최소화하는 ‘린(Lean)’ 경영의 결합이 해외소매사업 성공 공식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거꾸로 돌아갔다. 특히 월마트를 떠난 직원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일괄판매(bulk sale)’방식이었다. 현지 매장들이 매출 압박을 견디지 못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제품을 다른 소매업체에 대량으로 넘긴 것이다. 때때로 이 과정에서 손해가 나도 물건을 넘기는가 하면 경영진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일괄판매를 감행하는 매장도 나왔다.

임시방편으로 실적을 좋은 것처럼 꾸민 편법이 판을 친 것이다. 심지어 낮은 마진에 ‘일괄판매’로 제품이 다 팔린 후에는 손해를 보충하고자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월마트를 멀리 하는 계기가 됐다. 월마트의 핵심 역량인 가격경쟁력이 빛을 잃은 것이다.

월마트도 처음에는 일괄판매 방식이 신흥국에서는 흔하며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옹호했으나 내부에서도 이런 부적절한 관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내부문서에 따르면 미국 본사 경영진은 지난 2011년 이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채고 중국 법인에 철저한 감사와 재발 방지, 직원 교육 등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현지 법인 경영진도 해고 칼바람을 맞았다. 2011년 이후 월마트 차이나를 떠난 최고 경영진은 4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는 지난 2011년 사임한 에드 찬 월마트 차이나 최고경영자(CEO)도 있다. 그는 “내가 회사를 떠난 이유는 나와 월마트만 알고 있다”며 “나는 일괄판매나 가격 인상 등의 관행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현지에서 내부 감사를 진행했던 스탠포드 린은 “2010년에 일괄판매 매출은 최소 16억 위안(약 2850억원)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가격 인상분은 총이익의 4%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린은 조사를 했을 당시 부적절한 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그는 “중국 전역을 돌면서 매장 직원들에게 가장 시간을 낭비하는 활동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몇 시간이나 걸려 수만개의 제품에 일일이 임시 가격인상표를 붙이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매장 직원들도 창업자인 샘 월튼의 ‘매일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한다’는 경영철학에 반하는 이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린은 지난해 월마트를 떠나 비자 중국사업부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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