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경제연구원들은 내년 성장률을 기획재정부(4.0%)와 한은(3.9%) 전망치보다 낮은 3%대 중후반으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 3%대 중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3%대 중반 △한국경제학회 3.5~3.8% △LG경제연구원 3.4~3.8% △현대경제연구원 3.6% 등이다. 정부와 한은의 기대와 달리 내년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 3.5%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업들이 보는 내년 경제시계는 더욱 어둡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매출 기준 600대 기업 중 329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경영환경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1.6%가 최근 경제상황을 한국 제조업 및 수출의 구조적 위기라고 답변했다. 국내 경제의 회복 시점에 대해서도 응답기업의 91.2%는 2016년 이후(48.1%), 또는 내년 하반기(43.1%)로 예측해 상당기간 경기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봤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도 3.0∼3.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가세했다. 국내 최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수요 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이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한국에서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키우려면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규제 완화와 기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인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회복세가 역대 경기회복기 중 가장 약하다는 사실은 과거와는 달리 통상적인 경기순환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회복세를 가로막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통상적인 경기대책인 금리인하나 재정확대 등으로는 의미 있는 경제 활성화를 이루기 어려우며 구조적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